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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칼렛 Aug 18. 2023

달팽이야 내가 책 읽어줄게

책 읽어주는 베이비시터

서여니가 하루에 읽는 그림책은 3~40권 정도이다. 책육아 한다는 유명 유트버들도 전문가들도 하루에 3권,  잘해야 10권 정도를 읽힌다고 한다. 그런데  서여니는 하루 평균 3~40권의 그림책을 읽는다. 그중에 마음에 드는 책은 10번 이상도 반복해서 읽는다. 서여니랑 그림책을 읽다 보면 열 번 다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보이지 않는 그림을 찾아내기도 하고 그림자로 있는 동물의 형태를 찾기도 한다.

그리고 서여니는 그림책에 있는 모든 주인공은 물론 동물들도 말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친구로 여기고 대화를 한다.


지난 8월  초 서여니네는 도남에서 연동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하는 날 하루는 내가 아이를 종일토록  돌봐주기로 했다.

서여니에게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보기를 주고 물어보았다.

1. 도서관

2. 카페

3. 바닷가

4. 빵집


서여니는 도서관을 가자고 했다.

그만큼 서여니에게 책 읽기는 가장 행복한 놀이시간이다.

서여니가 처음 도서관에 간 시기는 돌이 갓 지났을 무렵이었다.

다행히 제주에는 어린이 도서관이 참 많다.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꾸며져 있고 제주도서관도 어린이 도서관을 따로 지었다. 한라도서관에도  입구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도지사 관사를 도서관으로 만든 한바당 도서관이 있다.

가끔 서여니를 데리고 도서관에 간다. 물론 서여니 엄마랑 함께이다. 내 아이라면 대충 차에 태워서 가련마는 나는 북시터이기 때문에 위험이 뒤따르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이라도 도서관에 데리고 가고 싶다. 임신한 아이 엄마의 컨디션과 내 시간이 맞는 날을 맞추다 보니 잘해야 한 계절에 한 번씩 도서관을 가는 것 같다.


제주도서관 옆 어린이도서관 이름은 별이 내리는 숲이다. 참 예쁜 이름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은 모두 다 별이다. 서여니도 별이 내리는 숲에 가는 걸 너무나 좋아한다. 떠들지 않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책을 읽는다.

유아들을 위해 인형으로 만든 책도 있다. 서여니가 달팽이를 데려오더니 달팽이에게 책을 읽혀주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서여니에게 책을 보여줄 때처럼 달팽이가 잘 보이도록  책을 보여주고 있었다.

-달팽이야. 잘 봐봐. 빨간 머리가 할미집에 갔어.

포도주 갖고. 빵 갖고.

늑대가 나타났어.

무서웠어.

서여니는 꽃 꺾고 있어.

늑대는 할미 아웅 했어.


서여니가 책을 읽을 때는 포인팅은 기본이고 손짓 발짓으로 내용을 실감 나게 표현한다.

서여니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달팽이 눈도 초롱초롱하다.


#책 읽어주는 베이비 시터

#북시터

#책육아

#별이 내리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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