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오 Apr 10. 2022

해파랑길11, 호국의 혼이 서린 바다

해파랑길 11코스


 

나아해변 – (월성원전 버스구간) - 

봉길해수욕장 – 나정고운모래해변 - 감포항

코스거리-19.9km

시간 - 4시간         


 

문무왕의 호국혼이 

동해바다에 퍼렇게 서린 바닷길이다.     

이번 구간부터는 대중교통 이용이 애매해

고심 끝에 당분간은 

출발지점까지 차량으로 이동을 하고

도착지점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낮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간다는 

예보를 듣고 출발한

토요일 아침

햇살부터 바람까지 모든 조건이 최상급이다.


봉길해변에 주차하고 

감은사를 돌아 이견대로 나오는 코스다.

감은사...

봉길 해변의 세가지 비밀은 

삼각형의 형태로 신호를 보낸다



감은사와 이견대, 그리고 수중왕릉이다.

문무왕과 아들 신문왕의 2대에 걸친 호국혼이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전설과 신화가 뒤섞인 이야기로 버무려져

삼한일통과 왜구척결의 결기가 

만파식적의 피리소리로 흐르는 바다다.



 







나정은 동해안에서는 드물게

고운 모래해변으로 유명하다.


2021년 겨울

오토캠핑장이 조성되기 전까지 

나정은 해수욕장에 그늘막이 자리해

여름마다 잠시 쉬어간 기억이 있었는데

말끔하게 달라진 모습이 완전히 다른 곳에 온 느낌이다.


무엇보다 나정으로 이동하는 동안

해안 둔덕에 조성된 관광단지에

리조트며 풀빌라 등이 새롭게 들어서

주말이면 방이 없을 정도로 인기라니 격세지감이다.


해안이 원형을 잃어가는 모습과

새로운 시설물이 

절경의 일부로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낯설지만 

그리 눈에 거슬리지 않은 것은

조화로운 건축물로 

풍경에 덧칠을 했기 때문이지 싶다.










윤슬이

눈을 먹먹하게 하는 바다다.

모래빛에 물빛까지

수중왕릉부터 나정까지 해안은

햇살이 바다를 말려 

모래로 밀어올린다는 표현이 딱이다



나정 해변 나와 감포로 가는 길

중간에 만난 해파랑길 이정표




이쯤에서 

해파랑길 전체구간을 펼쳐 본다

50코스 가운데 이제 겨우 11코스다

오늘 걷는 구간이 감포 깍지길이다



'깍지'는 짐작하는대로

손가락을 엇갈리게 맞잡은 형태를 말하는데

인간과 자연, 

바다가 그렇게 어울리는 길이라는 뜻이란다



이 구간에는 동해안에서는 드물게 

해안굴 형태가 몇몇 나타난다





용굴이다

굴곡으로 만들어진 자연의 조화지만

오래전부터 곳 사람들은 동해의 용이 마을을 지키고

풍어의 기원을 담아 만선을 워 준다고 믿었다.




뜬금없이 

바다가 육지라면이 불쑥 솟았다

조미미의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리를 지나면

라면 중에 라면,

바다가 육지라면을 만난다



그 라면

나도 한그릇 후루룩 면치기로 넘기고 싶다



감포다

일제가 적산가옥 여럿을 남길 정도로 

한 때 동해안 바다를 주름잡던 포구다.

등대 속의 탑이 우주를 향해 신호를 보내는 오래된 미래다.



해파랑길 11코스는 

바다와 바람과 모래가 뒤섞인

지루할 틈이 없는 해안길이다

160번 경주버스를 타고 

수중왕릉으로 원점회귀해 집으로 향했다



작가의 이전글 해파랑10, 미역과 절리가 널린 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