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제주 반 달 살이 기록
나는 머리만 닿으면 자는 체질이고
잠 귀도 어두운 편이라 한 번 자면 웬만하면 깨지 않는다.
근데 새벽 4시
누군가 방 문을 세게 두드린다.
규칙적인 듯, 불규칙적인 듯 노크소리는 30분간 지속됐다.
근데 말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혼자 스릴러 영화를 찍었다.
문을 열어도 안 열어도 나는 잠을 못 잘 것 같았다.
'그래.. 짐승 새끼인지 사람 새낀지, 일단 열고 보자.'
내가 싸온 짐 중 흉기가 될 만한게 있나 했는데
가장 단단한게 최근에 산 맥북 에어 (240만원) 였다.
안 된다.
몸빵을 하자, 하고 문을 열었는데..
밤 사이 비가 엄청 내리면서 바람이 거셌다.
그렇게 이 고리가 기둥에서 빠지면서
저 문을 계속 친 거다.
참나..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느라
잠이 다 깨버려서 새벽 5시부터 멀뚱멀뚱 있다가
뭐라도 하자는 마음에 미뤄둔 브이로그 편집을 했다
영상 편집을 마치고
짐승이나 괴한의 습격이 아님에 안심이 된 나머지
다시 딥슬립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침 8시에 일어남..
오늘은 헬스장 문 여는 날이라 운동을 갔다
밤새 무섭게 치던 비바람이 무색하게
아침의 날씨는 너무너무 좋았다
그렇게 일일 입장료 1,000원의 대혜자 헬스장에 들어섰다
근데 어딜가나 원판 정리 안하는 사람들은 있는 듯..
어제 산책길에 발견했던 카페 <코츠커퍼> 에 가보기로 했다
예상했던 그 갬성
날이 좋아서 앉아있기 좋았다
공교롭게도 나 말고 모두가 커플이다.
다들 어디서 그렇게 잘 만나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바다를 안 보는건 반칙이다
왕복 1시간 거리이지만
이런게 청춘이지! 하면서
길을 나섰고 ..
절경을 만났다
정말정말 더웠지만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었다
비록 옆에서 도로 정비 공사한다고
공사소리가 시끄럽게 났지만
자체 음소거 처리하고 풍경을 감상하는데 집중하려 했는데 ...
앞으로 어디가서 '나 더위 잘 안타' 란 소리는 넣어둬야겠다
바다도 봤고 슬슬 출출해져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뗐다.
아, 그러고 보니 오던길에 카카오T 바이크가 많았지?
라고 생각했던 나는
자연스레 노란색 카카오T 바이크를 찾았고
이용하려는 순간 조졌음을 감지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