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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기자의 그런 생각 Jul 07. 2022

사회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   

넷플릭스 콘텐츠 '지상 최악의 교도소를 가다'는 억울한 살인혐의로 수년간 옥살이를 하던 한 중년이 전 세계 교도소를 직접 체험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주인공은 일주일 정도 각 나라의 교도소를 직접 체험한다. 잔혹한 범죄자들이 많다보니 폭행이나 동성 강간의 위협을 받기도 한다. 어느 나라를 가든 다큐의 마지막은 "범죄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부족하고, 이들을 관리할 교도관들도 모자르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 교도소는 건달 출신들을 관리 감독관으로 삼아 규율을 세우기도 한다. 재정이 정말 부족한 남미 교도소에서는 관리 자체를 포기한 모습도 나타난다. 


며칠 전 미국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몇 주 전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21명이 사망한 기사를 봤는데 또 다시 총기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6명이 사망했고 24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22세 백인 남성 로버트 E. 크리모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그는 곧바로 체포돼 경찰서로 연행됐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총기 테러는 과거 이슬람 추종자가 벌이는 보복 살인의 성격이 강했다면 현재는 정신분열증을 겪는 어린 백인 남성들이 무차별적 살해를 저지르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일부 용의자 가운데는 백인 우월주의를 최상의 가치로 삼으며, 유대교 성전에 들어가 무차별 테러를 가하기도 한다. 이번 테러를 저지른 로버트 크리모는 칼과 장검, 단검 등을 18자루나 갖고 있었고 "모든 사람을 죽일 것"이라고 가족에게 얘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사회 안전망의 강화다. 미 테러 사건의 용의자와 같이 정신이상 증세가 있던 사람들에게는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다. 범죄자들은 자꾸만 늘고 있는데 이들을 수용할 교도소는 이미 포화상태다. 정부가 교도소를 추가로 지어 교정시설 확충에 나서려고 해도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해 재소자를 수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2018년 기준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의 평균 수용인원은 5만4,744명으로 전체 수용정원 4만7,820명 대비 평균 수용률이 114.5%에 달한다. 2020년과 2021년 교도소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재소자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교도관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문제는 예산부족으로 사회 안전망을 확보하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 경제는 저성장을 찍고 경기침체 국면에 돌입한 상태다. 저출산으로 세금을 낼 사람들을 줄어들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해외 인력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하지만 외국인들을 대하는 일반 국민들의 저항감은 상당하다. 정부 입장에서도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럼 나랏빚을 내서라도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정부 예산이라는 것은 엄청난 이해관계가 얼키고 설켜 있는데다 매우 경직적이라 쉽게 늘리고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 정부와 일선 지자체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예전과 같이 고성장을 거듭하던 시절에는 하지 않았을 고민을 지금은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는 고꾸라지고 있고 시골에 가면 사람이 없다. 마냥 빚을 내는 것도 결국 후대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우는 것인데다 국채 발행이 민간 투자를 위축시키는 만큼 마구 돈을 찍어내기도 어렵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19로 엄청나게 풀어놨던 돈을 회수하는 시기다. 국내에서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선 우리 기준 금리를 적정선으로 인상해야 한다. 과연 답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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