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당 2,800톤 수량의 위대함:나이아가라 폭포

6시간을 달려 도착한 순간, 나이아가라가 눈앞에 펼쳐졌다

by 포티나이너

3월 30일, 여행 셋째 날


버지니아 페어팩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우리는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오늘은 장장 7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합니다.” 가이드가 말했다. 나이아가라가 있는 버팔로로 가려면 펜실베이니아를 통과해야 한다.


시츠. 운전자 휴게소

우리는 나이아가라 폭포로 이동하는 중간에 시츠(Sheetz)와 같은 트럭 스탑(truck stop, 트럭 운전자 휴게소)을 자주 이용했다. 화장실이 깨끗하고, 트럭 운전자들이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다른 휴게소와 비교해도 훨씬 깔끔한 편이었다. 휴게소에 들어가니 샤워장 이용을 안내하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내가 동부 여행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점 중 하나는 저렴한 기름값이었다. 최근 미국-이란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LA 주유소의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5.89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펜실베이니아의 기름값은 3.99달러였다.
‘그동안 나는 LA에서 2달러를 더 내며 2년을 살아왔던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쓴웃음이 지어졌다.
(물론 각 주마다 경제정책과 기후정책이 다른 것을 어찌하겠는가. 더구나 나는 이 땅에서 직업과 거주지를 선택할 수 없는 ‘손님’으로 왔다가 돌아가는 입장이니, 불만을 가져본들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필스버그


펜실베니이아의 주택들은 서부와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한눈에 봐도 주택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마치 수리도 하지 않고, 안분지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 같다고 할까.) 주변에 마트도 쉽게 찾기 어려웠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2026년 2월 기준 펜실베이니아의 중간 주택 가격은 약 29만 달러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는 80만 달러, 텍사스는 33만 달러 수준이다.

가이드는 “이 동네는 정말 먹을 곳을 찾기가 힘들어요.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죠.”라고 말했다. 우리는 브래드포드에 있는 버거킹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했다.



펜실베이니아의 한 주유소 기름값 전광판


펜실베이니아 북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자 기름값은 10센트 더 내려갔다. 3.89달러까지 떨어진 가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7시간이 넘는 이동 끝에 우리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도시 버팔로에 도착했다.

가이드는 “나이아가라라는 명칭은 이 지역에 살던 이로쿼이족 언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천둥치는 소리와 좁은 물길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해요.”라고 설명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오대호 상류에 위치한 슈피리어호, 미시간호, 휴런호, 에리호의 물이 나이아가라강으로 모여 좁은 통로를 통해 한꺼번에 쏟아지며 만들어진다. 초당 약 2,400~2,800톤의 물이 떨어지는데, 올림픽 규격 수영장을 1초 만에 채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Niagara Falls’라고 적힌 녹색 이정표를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말로만 듣던 나이아가라를 곧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폭포에 가까워지자 ‘Niagara Falls State Park’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나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캐니언처럼 깊은 협곡 안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모습은 전혀 달랐다.

“잠시 캐나다로 넘어갔다 오세요. 1시간 30분 드리겠습니다. 국경 통과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국 여권의 힘을 믿으세요.” 가이드가 말했다.

공원을 따라 걸어가자 ‘Entry to Canada’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다리를 건너면 곧 캐나다였다. 강한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 것만 같았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왼쪽에는 '아메리칸 폭포(American Falls)'가 보였고, 오른쪽에는 캐나다로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선 차량들이 보였다.

국경 검문소에 도착하자 직원이 물었다.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습니까? 방문 목적은 무엇입니까?”


아메리칸 폭포

마침내 캐나다 땅에 들어섰다. 거대한 '아메리칸 폭포'가 시야에 들어왔다. 아직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더욱 장관이었다. 강에는 최소 1미터 이상 두께의 얼음과 눈이 뒤엉켜 있었다. 우리는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사진을 찍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폭포를 관람한 후 우리는 미국-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호스슈 폭포(Horseshoe Falls)'로 향했다. 말발굽 모양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 폭포에 가까워질수록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고, 약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호스슈 폭포

지난 2년 동안 여러 캐니언과 국립공원을 보며 느꼈던 자연의 압도적인 힘을,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다소 식상한 표현일지라도, 인간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폭포 바로 옆에 서자 물방울이 얼굴에 튀는 것이 느껴졌다. 1시간 30분의 짧지만 강렬한 관광을 마친 우리는 다시 국경을 넘어 버팔로로 돌아왔다.

미국 국경 입구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집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서두르시죠.” 가이드가 말했다.

이동 중 가이드는 문을 닫은 바(bar)와 식당들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팬데믹 이후 사실상 폐허처럼 변했다는 이야기였다.


‘글로벌 경기가 정말 좋지 않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폭포 주변에서도 제대로 된 식당을 찾기 어려웠고, 일부 지역은 슬럼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주택가들. 황량한 기운을 뿜어냈다.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베트남 쌀국수집


저녁 식사를 마친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나왔다.
밤이 되면 ‘Niagara Falls Illumination’이라 불리는 조명 쇼가 펼쳐진다. 형형색색의 LED 조명이 폭포를 비추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영상으로 흔히 봤던 불꽃놀이는 6월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이렇게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이루었다.

폭포 야경
폭포 야경



오늘의 이동거리다 403마일(64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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