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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탐식가 Aug 02. 2020

주식 투자 대박에 대한 오해

대박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어디 대박 종목 없나?

주식 투자를 오래 하다 보면, 종종 주위로부터 대박 종목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런 질문을 자세히 뜯어보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째, 단기간에 시세가 분출할 종목을 찍어달라는 것. 이를 테면 최근의 신풍제약 같은 종목 말이다. 둘째, 오랫동안 묻어 두면 주가가 장기 우상향 하는 기업을 추천해달라는 것. 예를 들면 삼성전자 같은 기업 말이다. 첫째 유형은 대개 실적과 무관한 트레이딩의 영역이므로, 신이 아닌 이상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나도 모른다'라고 답변한다. 하지만 둘째 유형의 경우, 가끔씩 장기 전망이 괜찮은 기업을 추천하고는 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실제로 주가가 많이 오르면 문득 과거에 기업 추천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질문을 했던 사람들에게 '돈 좀 벌었냐?'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진작에 팔았다고 한다. 내심 수익을 많이 내서 고맙다는 반응을 기대하고 질문을 던졌는데, 상당히 머쓱해지는 순간이다. 추천한 사람은 2루타, 3루타 수익을 거뒀는데, 정작 추천을 받은 사람은 20~30% 수익을 먹고 팔았을까?  


또 다른 예를 보자. 미국 투자 업계의 전설인 피터 린치. 그가 유명한 이유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간 운용했던 마젤란 펀드의 경이적인 수익률 때문이다. 연평균 29.2%, 누적 수익률 2,700%의 놀라운 성과다. 이 펀드에 1억을 가입했다면, 13년 후 27억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펀드 가입자들은 모두 부자가 되었을까? 피터 린치가 은퇴 후 자신이 운용한 펀드 가입자들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손해를 본 사람이 절반 이상이나 되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마젤란 펀드의 가격 차트

펀드 투자자들은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가입과 환매를 반복했다고 한다. 많은 투자자들은 펀드 실적이 좋은 시점에 진입해서, 저점에서 환매하는 바람에 손실을 입었다.


위의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내 손에 대박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실제로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셈이다.


삼성전자로 대박난 사람은 결국 이건희 회장?

다음은 삼성전자의 월봉 차트다.

액면분할 기준으로 1999년에 624원이던 주가가 62,800원까지 상승했으니 약 2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약 100배가 오른 셈이다. 과거 차트를 보고 나니, 이런 기업 하나만 잘 잡으면 인생이 풀릴 것만 같다. 

과연 그럴까? 2012년~2017년 사이 주봉을 따로 떼어내서 살펴 보자. 

마치 천장이 있는 듯, 주가가 3만 원에 도달하면 하락 반전하기 일쑤다. 대략 2만 원 초반까지 떨어지니까, 3만 원에 매수했다면 대략 30%가량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20년 동안 100배 수익을 내려면, 무수히 많은 주가 하락 구간에서의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 


대박 난 사람들

주식 농부 박영옥 대표나 카이스트 김봉수 교수처럼 슈퍼 개미들의 경우, 그분들을 고수 반열에 오르게 만든 대표적인 대박 스토리가 있다. 박 대표를 유명하게 만든 건 삼천리 자전거 투자다. 08년 금융 위기 직후,  2,000원대에 삼천리 자전거를 매수하여, 이듬해 3만 원 부근에서 매도하여 약 1,500%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4억으로 500억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F&F 투자 CASE가 대표적이다. 2005년 2천 원 일때 매수해서, 현재까지도 일부를 보유 중이라고 한다. 현재 주가가 81,600원이니 어림 잡아 40배 수익이 난 셈이다. 이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대박 스토리를 만들었을까? 


대박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주식 대박은 우선 대박이 될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발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대박이 될 잠재력이란 '(기업 실적의) 성장 잠재력'을 의미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박이 될 종목을 움켜쥐고도 대박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왜 일까?

그건 바로 기업이 아니라 (단기간의) 주가 흐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면 조그마한 주가 변동에도 투자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이 흔들리게 된다.


한 기업의 주가는 다양한 이유로 시시각각 변한다. 그 기업의 고유한 이슈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주가 변동은 시장의 분위기, 수급 상황에 영향을 받으며, 이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예측이 불가능한 주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기업의 중장기 실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가는 결국 실적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실적이 계속 증가하는 한, 특별히 매도해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지나치게 오버 슈팅하거나, 더 좋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경우에만 비중을 축소하면 될 뿐이다.  

특정 기업을 보유하는 도중에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발생하면 덜컥 겁이 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기업의 실적이 시시각각 변할 리 없다. 이때는 주식 종목 게시판이나 토론방에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IR 담당자와 통화해야 할 순간이다. 회사는 이상 없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 특별히 어려움은 없는지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기업 성장에 대한 본인의 아이디어를 점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 실적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단기간의 주가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대박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 TIP. 시세 상승의 흐름을 탔다면 매도는 천천히 그리고 나눠서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면 플러스 수익을 내는 빈도를 높이는 것이 베스트지만, 본인의 판단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투자에서 최대한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보통,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사람의 경우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하면 전량 매도하여 이익을 실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주가가 대세 상승의 흐름을 타면 계산한 내재가치를 훨씬 넘는 오버슈팅이 자주 발생한다. 

앞서 언급한 카이스트 김봉수 교수가 인터뷰 내용을 보자.

김 교수는 또 하나의 투자 포인트를 말했다. 바로 사람의 심리다. 그는 “전에는 다른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를 계산에 넣지 않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심리까지 (주식의 가치와 주가) 계산에 넣고 있다”라고 했다. 
“투자할 주식의 가치를 계산해 나온 가격이 있어요. 전에는 그렇게 계산한 가치에 주가가 다다르면 주식을 팔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팔고 나면 주가가 더 오르는 겁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더군요. 그런데 최근 행동경제학과 사람의 심리를 공부하면서 왜 그런지 이해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한번 주가가 오르면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긍정적 피드백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이성을 잃고 흥분하지요. 이렇게 되면 결국 사람들(주식투자자)이 오버슈팅을 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제가 계산한 가치가 5만 원이었다면 절대 8만 원까지 갖고 있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를 공부하고 이해하면서 ‘심리’라는 요소까지 가치와 가격 계산에 집어넣게 된 겁니다.”

사람들의 심리적 요소를 감안했을 때,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한 순간, 전체 물량을 다 매도하여 이익을 실현하기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분할 매도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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