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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문화라는 큰 그림

베이스캠프를 꿈꾸며

by 대강철저

스파이더맨이 그랬다. 큰 능력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나는 거꾸로 읽는다. 큰 책임이 따르는 일에는 큰 능력이 필요하다고.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나는 더 크고 더 멀리 바라봐야 한다.


눈앞에 놓인 보자기만 한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멀리 보고 길게 보며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

아이가 셋이라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될 수 있게. 더 스케일이 큰 미래 계획을 꿈꾼다.

우리의 가족문화가 어때야 할지를 생각하며 겉모습을 키우기보다 내공을 키우는 것에 집중한다.

무뎌진 도끼로는 아무리 열심히 나무를 찍어도 도끼를 날렵하게 갈아서 한번 찍는 것보다 못하다.

내가 선택하려는 일들이 껍데기인지 알맹이인지 먼저 고민해보고 선택하려고 한다.



인생을 잘 사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며
의식은 잘 사는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_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p71

여기서 말하는 ‘의식’이 바로 루틴이다.

매일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들을 의식으로 만들면 현재를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나는 좋은 습관을 갖고 싶고 그전에 좋은 의식을 많이 만들고 싶다. 읽고 쓰고 걷고 대화하는 많은 의식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이런 의식들과 습관들이 모인 나의 일상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마음껏 뛰놀며 단단하게 몸과 마음의 차오르는 것을 보고싶다. 그 울타리 속에서 우리 가족이라는 세계가 아이들에게 베이스캠프가 되길 꿈꾼다. 열심히 세상을 탐색하다가 지칠 때 와서 쉴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곳. 집 밖이 야생이라면 집 안은 무엇보다 따뜻하고 아늑한 베이스캠프여야 하므로 그런 가족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언젠가 울타리를 벗어나 더 큰 세계로 날아오르게 될 때를 고대한다. 나의 독립일이자 아이들의 독립기념일. 그냥 되는대로 살고 싶지 않다. 나부터 꿈꾸고 말하고 읽고 쓰며 살고 싶다.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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