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과 함께 살아볼까요 - 1

아무튼, 예민함

by 단아

"강하다는 것은 두려움이 없거나 감각이 무디다는 것이 아니다."



소설 번역자의 표현을 빌려왔어요. 참 근사한 말이에요. '강함'에 대한 편견을 마주하게 했습니다. 왜인지 모르게 강하거나 단단한 사람들은 뭔가(?) 의연하고, 조금 둔하고, 밥 먹듯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모습이라 여기고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한낱 중생(衆生)인지라 그리던 이상에 가닿지 못하지요. 가만 보니 부처가 되길 바랐던가 싶기도 하군요. 미물 오브 미물. 패시브로 예민함 장착. 게다가 점점 늙어가기까지. 가진 것을 나열하니 마음이 착잡해집니다만 태어난 김에 살아야 하니 여러 가지 궁리를 할 밖에요.


그렇다면 두려움이 없거나 감각이 무디지 않아도, 즉 오만 가지 것들이 녹록지 않고 심장이 쿵쾅쾅쾅해도 강인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입맛대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어차피 사는 건 꿈보다 해몽인 것을. 이를 위해 예민함과 함께 살아가는 몇 가지 팁들을 공유하려고요. 세상 사람 중 20%가 예민한 사람(HSP: Highly sensitive person)이라 하니, 예민함 때문에 힘든 사람의 수가 생각보다 많을 것이며, 먼저 찍먹 해보니 이런 것들이 괜찮더라 하는 것을 나눈다면 다수의 행복에 먼지만큼이라도 기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전공이 심리학이오 직업이 상담사이니 심리학을 버무려져 있음은 물론입니다.


우선 뻔한 얘기 한 번만 더 얼른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심리학, 정신의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다루지요. 그런데 마음은 몸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주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데다 어쩌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몸과 신체 컨디션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거든요. 특히 식사와 수면은 무조건 왕 동그라미에 별 다섯 개! 어지간하면 충분히 푹 자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 한층 덜 예민해지니까요. 그러니 모든 기술과 꿀팁에 앞서 컨디션 관리가 무조건 우선순위예요. 물론 현대인의 삶은 이 기본적인 것을 신경 쓰기가 무척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럼에도 나의 상황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시도해야 해요. 최소 1일 7시간 수면, 고당도 및 정제탄수화물 섭취량 줄이기 등으로요. 최근의 경우 면역정신의학 분야의 연구가 활발한데, 뇌와 장은 상상 이상으로 밀접하며 장 내 유익균의 증가와 우울 및 불안의 감소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컨디션을 잘 보살펴야 함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지요. 덜 예민하고 싶다? 우선 잘 자고, 잘 먹어야 해요. 너무 뻔한 얘기지만 그럴수록 진리에 가깝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나의 취약점 파악하기'에요. 사람마다 약해지는 상황이나 이유는 모두 달라요. 사랑을 못 받았을 때, 권력이나 야망의 쟁취가 좌절되었을 때, 금전적 곤란함을 겪을 때 등등. 다만 누가 봤을 때도 '그래, 힘들 만 하지'하는 것보다 유난히 나만 더 많이, 더 오래 반응하게 되는 무언가를 찾을 때 스스로를 깊이 알게 되는 듯해요. 제 경우 유달리 짜증이 날 때를 돌이켜보면 '내가 쓸모 있게 여겨지지 않을 때'였거든요. 매 순간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거든요? 근데 유난히 여기에 약하고 예민해진단 말이죠. 무언가에 익숙하지 않아서, 경험이 없어서 허둥거리는 것과는 달라요. 어떤 방식으로든 부딪혀보고 (나름대로) 해결하려 애써봤지만 잘 되지 않은 '무언가'가 각자의 취약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어떤 취약점이든 간에 감정이나 기분 상태로 인해 일상생활이 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다? 그러면 치료가 필요해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거나 심리상담을 통해서 말이지요.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은 후 나름의 생활이 가능한 상태에서 취약함 탐색을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신체 강화, 체형 교정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해요. 그럼 자신의 몸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 알아야 하잖아요? 골반이 좀 틀어진 거 같고, 어깨 수평도 맞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먹는 대로 아래위로 배설을 시작한다면 심한 장염이 의심되잖아요. 이 상황에서 골반 교정을 시도하는 건 아주 곤란해요. 우선 장염을 치료하고, 몸을 보살피고, 활력을 회복한 후에 몸을 단련하는 맞으니까요.



어라. 아직 할 말이 한참 남았는데. 분량 조절 실패로 예민함과 함께 살아볼까요 - 두 번째로 뵙겠습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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