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공정여행부터 편안한 장애인여행까지
자기가 사는 곳을 떠나 유람을 목적으로 객지를 두루 돌아다님[“여행” 다음 국어사전].
여행의 참맛은 일상에서 누리지 못하는 경험에 있다. 루프탑 수영장, 오션뷰, 맛집투어. 평소라면 망설였을 일들, 여행 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다 계산이 나왔을 것이다. 여행지의 낯선 경험만큼 버거운 일상을 효과적으로 견디게 해줄 힘도 없다.
걔중에는 여느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이나 유명한 관광지 보다, 특별한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객이 있다. 반면 누구나 갔다던 관광명소도 선뜻 여행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이들을 위한 색다른 여행사들이 있다.
트래블러스맵은 공정여행사다. 공정여행은 환경오염이나 사회문제를 지양하고 현지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여행방식이다. 지금은 ‘공정여행’이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여행방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트래블러스맵이 문을 연 2009년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초기에는 편리함 대신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여행상품에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에는 공정여행에 뜻을 함께하는 고객뿐 아니라 “여행에서 돌아온 뒤 알고 봤더니 공정여행”이라는 후기가 있을정도 대중성이 짙어졌다.
‘공정’커피 ‘공정’무역처럼 공정여행도 가격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초특가’ ‘땡처리’ 여행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대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마진이라는 관광업계의 기형적인 비즈니스 행태가 이 같은 가격 차를 더 부각 시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저렴해 보이는 여행상품이지만, 예상치 못한 비용들이 여행지에서 발생된다. 가이드가 현장에서 추가 옵션을 제시하거나, 특산품 매장만 전전하는 식이다.
소비자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을 외면하지 않는다.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면 지갑은 열리게 돼 있다. 트래블러스맵이 지난 10년간 추구해온 전략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현지인들의 숨은 명소를 찾는 등 트래블러스맵만의 독특한 여행상품에 매력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국내상품에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아시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상품군을 다양화시켜 기존 여행상품에 염증이 난 여행객을 공략하고 있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는 고객을 위한 여행사도 있다.
제주도에 위치한 두리함께는 장애인전문여행사다. 2016년 기준 제주도 연간 방문객은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매일 4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제주도의 흥행력은 비장애인으로 한정된다. 특히 이동약자에게 제주도 여행은 쉽지 않다. 일단 비행기나 여객선 탑승이 녹록치 않아 입도부터 난관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도내 이동편이다. 한복판에 한라산이 우뚝 자리잡고 있어 대중교통만으로 섬을 구석구석 둘러보기 어렵다.
두리함께는 이동약자들이 제주여행 시 겪는 불편을 해결해준다. 항공, 장애인 전용차량, 숙소, 관광일정 등 원스톱 여행서비스를 제공한다. 두리함께 힘은 정보력과 행동력에 있다. 두리함께 임직원은 여행 비수기 시즌에 도내 관광명소들을 방문한다. 이들은 관광지별 이동약자 접근성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DB화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상품기획 혹은 이동약자 접근성 개선활동에 활용된다. 고객 편의를 위해서는 서슴없이 움직인다. 항공사와 논의를 통해 기존 좌석 여러개를 들어내고 와상 장애 고객 한명을 비행기에 탑승시킨 전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