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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Feb 09. 2022

대도시 단독주택을 3,500만 원에 매입한 방법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이래서 경매 경매하는 것인가? 대지 24평 건물 12평 단독주택을 3,500만 원에 낙찰받았다.

-"정말? 3,500?"-

믿지 못할 일이 내게 벌어졌다. 첫 번째 집을 사고 집 수리가 끝났다. 그 후에도 돈은 없지만 부동산 매물 보는 취미는 놓지 않았다. 가끔 잠들기 전에 한 번씩 부동산을 들여다봤다. 네이버 부동산도 보고 네이버 경매도 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오면 온라인 임장(로드뷰로 구경) 한 번씩 했다.


"뭔데 이렇게 싸?"

"엥?- 지분 경매가 아니라고?"


22개월이 지난 어느 날, 경매 물건이 눈에 띄었다. 단독주택이 4,200만 원이다. 보통 이런 금액은 지분 경매일 경우가 많다. 다시 자세히 살폈다. 다시 확인해 보니 매각 물건 정보에 [건물 전부 토지 지분] 이렇게 나왔다.


"그래서 지분이 몇 프론데?"

"80%"

"이거 공짠데?"


토지 지분이 8:2다. 20%의 지분이 누구인지 확인했다. "오호호!! 마침내 기회가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0% 지분은 국가 소유다. 지난 몇 년간 경매 시장을 기웃거린 결과 깨끗한 물건일수록 낙찰가가 높았다. 그 말인즉, 권리상 문제가 없다면 관심이 많은 물건이 된다. 만약 아파트라면 사람들은 벌 떼처럼 몰려든다.


그런데 비교적 인기가 적은 1) 단독주택, 게다가 2) 공유 지분, 게다가 3) 사도, 게다가 4) 오래된 집이다. 문제가 있는 집이었기에 한번 유찰되기를 기다렸다. 역시나!! 1차는 유찰되어 2차가 되었고 최저 매각 가격은 2,900만 원이다. 이번에는 들어가야 한다.


※ 이번 단독주택 경매의 입찰금 전략은 3가지였다. 1) 첫 번째 가격은 일단 던져보고 안 되면 나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한 금액 평당 162만 원으로 입찰금 3,000만 원, 2) 두 번째 가격은 이 정도이면 낙찰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금액 평당 189만 원으로 입찰금 3,500만 원, 3) 세 번째 가격은 이 집이 정말 갖고 싶다는 의지가 보이는 금액 평당 200만 원으로 3,700만 원!!


이쪽 지역이 부동산 거래량이 많지가 않아 시세 조사가 쉽지 않았다. 1년 전 평당 300만 원에 거래된 집이 딱 한 채 있었다. 놀랍게도!! 그 집은 관심이 있어 임장을 나갔던 집이었고 집 주인과 통화도 했던 집이었다. 그리고 이 지역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 2019년까지만 해도 차가 다니는 도로가 없던 지역이었다. 도로가 생긴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은 달동네다. 동네 주민 말로는 3년 전에 비하면 가격이 3배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권리 분석과 시세 분석을 끝내고 입찰가를 정했다. 3,500만 원!! 그리고 법원으로 향했다. 내가 3,500만 원을 정한 이유는 시세 조사를 통해서 결정한 금액이 아니다. 24평 대지 위에 12평 단독주택이라면 3,500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의 입찰금액이다.

-"나... 돈 없는데??..."-

계획까지 다 잡아 놓았는데 큰 문제가 있다. 돈이 없다. 첫 번째 집을 산 후 벌어들인 돈으로는 상가 2개를 계약하는데 다 썼기 때문이다. 3,500만 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갑자기 만들기에는 부담 되는 금액이다.


아내와 동생에게 나의 계획을 말하고 이 집을 보여줬다. 둘 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첫 번째 집에서도 같은 반응이었기에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간절한 눈빛을 보여줬다. 먹혔다. 역시 돈 빌리는데 간절한 눈빛만큼 먹히는 게 없다.

-"3,500만 원 낙찰"-

입찰자는 3명이었고 4,200만 원 경매 물건을 3,500만 원에 낙찰받았다. 차순위 금액은 3,000만 원이었다. 만약 내가 3,000만 원대 금액으로 입찰을 했더라면 인연이 안 될 수도 있었다.


경매 낙찰이 되면 뛸 듯이 기쁠 줄 알았는데 "낙찰이라는 게 고작 이런 정도였구나" 정도의 감동에서 끝났다. 상상이상의 감동을 원한 건 아니지만 뭔가 좀 시시한 느낌. 아무래도 나는 좀 더 큰 물에서 놀아야겠다.


누군가는 "500만 원 비싸게 주고 샀네?"이럴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 투자에서 500만 원은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다. 누구도 3,500만 원으로 대도시에 단독 주택을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에 나열한 문제가 몇 개 있었다. 공유 지분과 사도다. 공유 지분은 토지를 분할하거나 나라의 지분을 매입하면 된다. 사도는 앞 땅을 사면 된다. 또는 앞 땅이 팔릴 때 같이 팔면 된다. 앞 땅은 집을 짓기에 작은 평수기에 내 땅까지 필요한 땅이다. 그렇게 나는 대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집을 하나 더 갖게 되었다.


신은 나의 편이었는지 어렵다는 빈집 명도를 잔금도 납부하기도 전에 끝냈다. 그리고 셀프 등기를 진행하였다. 그래서 수수료며 취득세 등등의 모든 비용을 포함한 매입 금액은 3,560만 원이다. 경매는 시원하게 끝났다. 막상 낙찰받고 해보니 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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