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물결, 낱장5
*적바림은 '메모'의 우리말이라 합니다.
잠을 못 자고 뒹굴거리다 컴퓨터 책상에 앉았다. 시집 폴더를 열었다.
한글파일을 열어 메모 두 개를 썼다.
하나는 팔짱, 하나는 벼루.
거기에 써야 되는데 여기에 또 남기고 있다.
팔짱에 대해 말하려면 사람이 필요하고
벼루에 대해 쓰려면 얼굴이 필요하다.
팔은 엇갈려서 등에 닿을 수 있고.
팔은 끼워야 팔을 붙일 수 있다.
오른팔과 왼팔
오른손과 왼손
나란히 각각이 나란히 밑으로
벼루에서 먹물을 말하면 음이 깨진다.
파편을 파탄이라 쓰면 길어진다.
두 사람의 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