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하는 말들이 많다.
살아가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눈치를 많이 봐야 하기 때문인지.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말들이니 내 얘기라고 그저 내놓는 것도 조심스럽다. 내 얘기니 딴지 걸지 말랄 수도 없고 말이다.
다른 이들의 모든 말과 행동들이 편안하지 않게 다가오는 정도가 점점 심화되는 듯하다. 나는 그저 나 혼자 있을 때 가장 편하다. 사람들에 대한 기대로 많이 만나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전철 안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고립해 가는 듯한 시간을 보낸다. 나 자신만 관련된 문제라면 이래저래 흘려보내면 된다. 그런데 아이와 관련되어 다른 어른과 이야기를 해야 되는 상황이면 정신을 차리고 용을 써야 한다. 나에게 용을 쓰는 것이란 큰 스트레스를 안긴다. 점점 나와 그들은 왜 이리 다를까 생각하는 중에 내 의사 전달을 위한 언어는 더욱 신중해지고 다져지고 다져져 상대방에게 힘 있게 다가가게 된다. 따라서 대화가 어쩐지 수월하지 않은 느낌이다.
아이와 관련된 어른들은 주로 아이학원 선생이나 관계자이다. 그 어른들에게 내가 돈을 내지만 아이를 맡긴 죄로 갑대우를 하며 말 선택에 그렇게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너무 조심하면 더 역효과인가도 싶기도 하다. 가벼운 톤으로라도 그저 연락하는 자체가 혹시 안 좋게 비칠까 염려된다.
정말 많은 것들이 못마땅하고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