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4일
하얗고 빨간 금요일이었다. 만나면 항상 1박으로 놀게 되는, 마무리는 일원 중 한 명의 자취방에서 이뤄지는 마로 그 모임이 있는 금요일이었다. 위아래 올 화이트 착장으로 입고 나갔는데, 역시 흰 옷을 입은 날은 조심을 해도 빨개진다. 마라탕을 먹자고 제안을 한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결국 먹다가 지인의 젓가락질 한 번에 나의 블라우스는 마라탕 국물이 잔뜩 튀어 빨개졌다. 다행히 머리로 가릴 수 있는 위치에 흘렸다는 것에 안도했다. 저녁을 먹고 2차로 술을 마시러 최근 아는 분이 개업한 바에 들렀다. 와인 두병에 기분이 또 들떠버린 우리는 테라스에서 밤을 즐겼다. 참 술 좋아하고 이야기 좋아하는 내 친구들. 원래의 계획은 오늘만큼은 막차가 떠나기 전에 집에 들어가는 것이었는데, 결국 우린 또 우리의 암묵적인 룰을 따라 택시를 타고 이태원에서 망원동 친구 집으로 넘어갔다. 이럴 거면 왜 이태원에서 만나냔 말이다. 택시에서 내리는데 갑자기 앞자리에 탔던 동생이 내 팔목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신호를 건너고 영문을 물으니 허리 뒷 춤에서 꼬깃꼬깃 접힌 오만 원권을 내 눈앞에 턱 꺼냈다. 누군가가 술에 취해 길가에 오만 원을 떨군 모양이었다. 이런 횡재가 횡재가. 그 돈에 우리 돈을 합쳐서 마시고 먹을거리를 샀다. 우리의 밤을 응원하는 하늘이 내려주신 용돈이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놀기로 마음을 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