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1. 11
고등학교 동문 커뮤니티가 있다. 얼마 전 잊고 있었던 고등학교 친구가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다. “코로나19로 연극무대에 오르는 일이 없어졌다. 하지만 이대로 앉아 있지만은 않겠다. 어렵지만 본인이 연출하여 2인 연극을 하려한다. 동문 여러분의 후원 바란다.” 라는 내용의 글 이었다. 고등학교 졸업한지 19년이 지나 “아 이런 친구가 있었었지” 라며 그 친구를 떠올렸다.
사실 친구 보다는 동창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내 기억 속 그 친구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 딱 그 정도였다. 운동을 좋아했던 나와는 전혀 다른 무리여서 평소 이야기 나눌 기회가 적었다. 그래서 그 친구에 대한 기억은 적다. 하지만 뭐든지 열심히 하는 친구라는 기억이 있었다. 커뮤니티에서 그 글을 보고 그 친구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기억대로 그 친구는 공부를 잘해서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에 입학했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인 29살 SBS에서 방영한 ‘기적의 오디션’이라는 프로에서 우승을 했단다. 평소 TV를 많이 보지 않았기에 그런 프로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우승 이후 이런 저런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린 것 같았다. 요즘에는 종편 재연배우로도 활약하고 있었다. 친하지는 않지만 아는 얼굴이 TV에 나오니 신기했다. 열심히 관리를 해서 인지 고등학생 때 보다 더 어려보이고 멋져 보였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왜곡된 나의 기억에서는 내가 더 멋졌었는데 아무튼!!
그 친구에 대해 검색하다 보니 문득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외모도 멋있지만 본인의 꿈을 향해 늦게나마 연기라는 일에 도전했고 지금까지도 공연장과 TV브라운관에서 활약하는 것이 멋있었다. 내 주변에도 이 친구처럼 멋진 사람이 또 있다. 부끄럽지만 나의 아내이다. 나의 아내도 남들이 가고 싶어 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본인의 꿈을 위해 쉽지 않은 길에 도전하기 위해 매일 고민하고 있다. 그 고민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만약 결과가 나쁘더라도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질 수 있을 것 같다.이런 멋진 사람들을 보면서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