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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비 Jan 17. 2021

읽은 책을 보며 그 사람을 알아가다.

2021.01.16.


읽은 책을 보며 그 사람을 알아가다


  처음 이집으로 이사 왔을 때 서재는 새로 맞춘 책장도 놓고 맘에 드는 조명도 설치해서 집에서 가장 예쁜 공간이었다. 1년이 넘은 지금 서재는 정리가 되지 않는 방이 되어 버렸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책들이 감당 할 수 없게 불어나버린 것도 있을 것이다.


 아내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사는 것도 좋아한다. 어릴 때 장모님이 책 사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 하지 않아 책을 많이 샀다고 한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날에는 서점에 들려 많은 책을 산다. 독서에 스펙트럼이 나름 넓어서 다양한 책을 읽는다.


  나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내와 독서취향이 완전 다르다. 나는 한번 이야기 한 것처럼 소설파이다. 그것도 일본 소설류를 좋아한다. 아내는 소설을 좋아하지만 일본 소설 보다는 영미권 소설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책에 대해 관심이 적다. 그리고 서로 책을 사다보니 책이 쌓여서 정신없는 방이 되었다.


  나는 구매한 도서에 있어서는 완독하려 노력하는 편인데 아내는 완독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읽다 아닌 것 같으면 바로 덮기도 하고 그때 기분에 샀다가 아닌 것 같으면 읽기 않기도 한다, 아내에게 완독하라고 하지는 않지만 책에 대해 약간의 미안함과 비용에 대한 아까움때문에 얼마 전 부터 아내의 읽지 않는 책들을 한번 읽어 보려 하고 있다. 하지만 독서편식이 심하기도 하고 내가 전혀 관심 없는 주제인 ‘비건’, ‘도시학’ 같은 주제의 책들은 쉽게 읽히지도 않을뿐더러 재미도 없었다. 하지만 아내의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다 보니 아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부터 해서 아내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었다.


  지난 3일 동안 광주에 계신 아내의 이모 집 1층에서 지냈다. 이모부님이 평소 가족 커뮤니티에 글을 써서 올리는데 글마다 엄청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이모부의 책장이 1층에도 있었다. 아이를 보면서 어떤 책이 꽂혀 있나 살폈다.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아내와 나의 책도 간간이 보였다. 서가에 꽂힌 책들 중 재밌어 보이는 책을 몇 권 꺼내 슬쩍 읽어보았다. 책을 읽다 보니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보지 못했지만 이모부님이 이런 것을 좋아하시는 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는 구나 살짝 보였고 그래서 인지 친근감도 아주 살짝 느꼈다. 물론 저녁마다 1층에 내려오셔서 “하서방 막걸리 한잔해야지” 할 때는 아이와 잠든 척을 해야만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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