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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비 Jan 19. 2021

책상 정리

2021.01.18

  출근길에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 뉴스에 평소보다 1시간 이른 5시에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보니 우려와 달리 눈이 내리고 있지 않았다. 혹시나 눈이 올까 서둘러 길을 나섰다. 지난주 재택근무와 아내 할아버자의 장례로 일주일 만에 회사에 갔다. 도착하니 예정되었던 것처럼 사무실 내 자리이동이 있었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6년째 일을 하고 있다. 6년 동안 19층에서 16층으로 이동 한 것을 제외하면 큰 자리 이동이 없이 앞뒤 정도만 자리를 이동했었는데 이번에는 층은 그대로 지만 줄이 전체적으로 이동하면서 생각보다 큰 이동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내 책상에는 6년 치 짐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나는 정리 못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성인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 ‘언젠가 필요하면 어떻게 해’, ‘추억인데 아까워서 어떻게 버리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이번에는 과감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쌓여만 있던 ‘자기 개발서’들을 정리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매년 50학점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수해야 하는데 나는 독서를 통한 학점 이수를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일 년에 10권 이상의 책이 책장에 쌓여만 간다. 제목만 봐도 일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쌓아 두었던 것 같아.  그 책중 정말 마음에 드는 제목의 책 3권만 책장에 꽂아두고 다 정리해 버렸다.  이 것만 정리했는데도 자리가 훨씬 넓어지고 깨끗해져 있었다.
두 번째 ‘서류 버리기’에 과감하게 돌입했다. 항상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해서 파일철 하여 서랍에 보관하는데 종이로 보는 일은 매우 적었던 것 같다. 그 자료들도 모조리 분쇄해 버렸다.
  세 번째 이것을 버리기 전 몇 번이나 고민했다. 그동안 나의 업무 역사가 담긴 ‘다이어리와 달력’이었다. 영업하다 보니 사람을 만나 나누는 이야기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적어둔 다이어리와 만나기 전 일정이나 업무 마감일, 주요 일정을 적은 달력을 버리려고 하니 추억이라 생각되어 버리기 망설여졌다. 하지만 앞서 과감하게 정리하다 보니 이것 들과도 작별을 고했다.
 한바탕 정리하고 나니 그동안 버리지 못하고 한 것에 대해 왜 그랬나 라는 후회가 들었다. 책상 정리뿐만 아니라 나의 일상에서도 버리지 못하고 꽁꽁 사매고 가는 것들이 많다. 이 것들도 하나씩 정리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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