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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비 Jan 31. 2021

주말육아


2021.01.30.


주말육아


  평일 퇴근 후 아이 목욕시키고, 아이를 재우는 등 최대한 육아에 참여하려 노력하고 있다. 주말에는 아빠가 주 양육자가 되어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유 수유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아내는 본격적으로 주말에는 내가 주양육자가 되어 아이 먹이는 것부터 씻기고 청소하는 것을 다 하라고 제안 하였다. 홀로 육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매일 아이와 집에만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가여워 그 제안을 승낙했다. 그 후 아내는 주말이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내가 잠시나마 육아 스트레스를 비우고 충전하는 것이 좋지만 가끔은 나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도 회사에서 놀고 오는 게 아니야, 물론 아저씨들과 커피는 마시지만 말이야, 나도 내시간이 필요해)이글에는 아내에 대한 불만 사항은 잠시 접어 두고 아이와 시간에 대해 적어 보려한다.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시작하여 경력이 좀 되지만 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집에서 해 먹는 돈이나 밖에 나가 사먹는 돈이 비슷하다 생각했었고 요리를 전혀 해보지 않아 두려움이 컸었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모든 집안일은 다 했지만 요리는 여전히 나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이유식을 만들라고 하니 얼마나 부담이 되었겠는가.


  아이는 이유식을 시작할 때 일반적인 죽 종류의 이유식이 아닌 고체형태의 이유식을 했다. 또한 먹는 방법도 부모가 먹여주는 것이 아닌 아이가 자기 손으로 직접 먹는 방법의 일명 ‘자기주도 이유식’을 하였다. 기본적으로 식성이 좋은 덕분에 아이가 안 먹어서 고생했던 적은 적었다. 


  이유식을 시작한 이후 대부분 아침은 조리가 필요 없는 구황작물, 계절 과일류다. 초반에는 고구마를 너무도 잘 먹어서 매일매일 아침으로 고구마를 주었다. 돌전 까지 고구마가 키웠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조리가 필요 없기에 아침준비는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점심, 저녁은 나의 기준에서 요리를 해야 하는 것이라 부담이 많았다. 19개월이 다되어 가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점심 전 아이를 재우면 자기주도 이유식 요리책을 뒤적거리며 오늘은 음식을 해 줄까 고민 하지만 결국은 한번 해봤고 만들기 쉬운 음식을 해주었다. 그렇다 보니 아빠가 요리하면 거의 비슷한 요리만 제공하고 있어 마음속으로 항상 미안해한다. 요리에 서툴다 보니 아내는 뚝딱 하는 것도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책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아내가 밉기도 하다.  


  요즘 아이를 하루 종일 혼자 보고 있으면 아이 밥 먹이고 낮잠 재우고 밥 먹이고 놀다 밥 먹이고 씻기는 일상인 것 같다. 아이는 갈수록 에너지 넘치는데 아빠는 일찍 자는 사람인데 요즘 밤에 글 쓴다고 늦게 자니 잠이 부족해 비실거린다. 오늘 낮에도 너무 졸려 눕고 싶은 마음에 아이를 이불이 깔려져 있는 방으로 데려온 후 같이 누웠다. 물론 아이는 누워있기 보다는 놀고 싶어 해 도망가려 했다. 그때 발로 이불을 들어 올린 후 아이에게 ‘텐트야’라고 했다. 별거 아닌데 아들은 ‘텐트’라며 신나게 놀아주었다. 


  힘든 육아지만 아이를 보고 있으면 언제 이렇게 커주었나 싶고, 주책 맞지만 우리 애가 이렇게나 예쁘다니 라며 감격 할 때가 있다. 주말 아이와 함께 보낸 후 출근한 월요일 아내가 오늘은 아빠를 많이 찾았어. 라는 말을 들으면 어제 최선을 다해 놀아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이제 내일의 육아를 위해 잠들어야 겠다 “아들 오늘도 잘 놀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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