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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비 Jul 28. 2021

평창여행_21.07.20~07.22

평창 여행



며칠 전 아내가 샤워하러 간 사이 아들 화장실에서 넘어져 뒷머리가 찢어졌다. 집 찾기가 마음대로 되지 않고 육아 스트레스가 한참이었는데 아들 머리까지 찢어지니 아내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 하루 휴가를 내서 아내와 아이를 돌봤지만 아내는 쉽게 힘을 내지 못하였다. 코로나 4단계로 어디 가기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어디론가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여행지를 찾는 기준은 딱 하나였다. 어디가 사람이 적을까? 여러 고민 끝에 우리는 평창으로 향했다. 


휴가 전날 지인의 부친상이 있어 일정을 조정했다. 조문을 마치고 오후 평창으로 떠났다. 상가에 오래 있지 못해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평창은 집에서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다. 40분 정도 운전하니 강원도였다. 강원도 표지판을 보기 전 울창한 나무와 쾌청한 하늘이 강원도임을 알려 주었다. 리조트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오래된 리조트였지만 깨끗하였고 창문 아래에는 수영장, 창문 맞은편에는 골프장이 위치하고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섰다. 늦은 시간이라 리조트 근처 이효석 문학관으로 향했다. 24개월 아이에게 문학관은 재미없고 무서운 듯 했다. 하지만 이효석 문학관 올라 가는 길은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특히 동요에서나 나오던 아기다람쥐가 아이 앞에서 자신의 빠르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앞에서 몇 번이나 “아기 다람쥐 또미”를 불렀는지 모른다. 아내와 아이의 예쁜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고 저녁식사를 위해 이동했다. 우리가 짓고 싶은 모양을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평창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센스 넘치는 건물이었지만 아이가 맛있게 먹지 않아서 인지 우리도 맛있게 먹지는 못했던 것 같다. 부러운 건물을 뒤로 하고 첫날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아이는 아빠가 휴가라고 봐주지 않았다. 여느 때 보다 일찍 일어나 아빠를 깨웠다. 이틀째는 아내가 아이를 위해 준비한 목장을 가는 날이다. 리조트를 나와 길에서 파는 강원도 옥수수를 사서 먹었다. 역시 강원도다. 옥수수가 너무 달았다. 아이는 뒷자리에 앉아 아무 말 없이 20분 넘게 옥수수를 먹고 있었고 그사이 무사하게 하늘목장에 도착하였다. 하늘목장은 트랙터 마차를 타고 목장을 오르는데 역시나 아이는 좋아하였다. 한 15분 정도 트랙터 마차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였다. 눈앞에 너무도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아내와 나는 풍경에 빠졌으나 아이는 트랙터 마차 만을 찾고 있었다. 내려 오는 길에는 마차에서 내려 우리들만의 산책을 즐겼다. 아무도 없어 슬쩍 마스크를 내렸다. 마스크를 벗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얼마나 지나야 마스크 없는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까는 생각이 드니 씁쓸했다. 내려오다 넓은 목장 위 양과 염소가 보였다. 겁쟁이 아들이 웬일인지 용감하게 양과 염소를 불렀다. 나도 용감하게 양에게 먹이를 주고 하늘목장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이후 향한 곳은 작년 5월 방문했었던 월정사 였다. 작년 5월 아직 걷지 못했던 아이는 쿵쾅쿵쾅 뛰어 다니는 아기가 되어있었다. 그만큼 이나 자기 소신이 강해졌다. “ 아빠 싫어 출장 가”

월정사 일정 후 계곡으로 향했다가 시간이 늦어 리조트 수영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이의 첫번째 수영장. 역시 싫어했다. 튜브 위에서 “아빠 무서워 안아”를 연신 이야기 했다. 아이를 수영장 위에 있는 엄마에게 넘긴 후 홀로 수영을 했다. 나중에 아내가 “아빠 수영할 때 아이가 우와 라고 했어”이야기 해 주었지만 아이에게 “아빠 수영 잘해?” 물어 봤지만 아이는 “못해” 라고 답했다. 리조트 앞에서 묵사발, 막국수, 감자전을 저녁으로 먹었다. 아이는 어제와 달리 잘 먹었다. 그 덕분에 우리도 좋은 식사를 했다.


마지막 날 리조트 방에서 담배냄새가 나서 좋지 못한 체크아웃을 했다. 리조트앞에서 빵과 커피 옥수수를 산 후 청태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등산로가 데크로 되어 있어 유모차, 휠체어도 쉽게 등산을 할 수 있어 그곳으로 향했다. 등산로 중간 중간에 작은 공간들이 있었고 그 공간들 사이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도 중간에 자리를 잡고 아침을 먹었다. 숲 속 공기는 너무 상쾌 했고 그 공기 안에 아내와 아이가 해맑게 옥수수를 먹고 있었다. 아침 식사 후 등산을 조금 하다가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 원주로 향했다. 이 코스도 아이를 위한 코스였다. 오후 2시 레일 바이크를 탔다. 날씨가 너무 더웠지만 풍경이 너무 예뻤다. 비싼 값을 했다. 아이가 좋아할 줄 알았지만 소리가 커서 아이는 무섭다고 했다. 아이를 위한 코스였지만 이번에도 엄마, 아빠만 신났다. 레일바이크를 탄 후 우리의 일정은 마무리 되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아내와 우리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앞으로의 여행 같은 삶을 계획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움직이는 것이 신경 쓰였지만 사람이 없는 곳으로 잘 다닌 것 같았다. 아 언제 마스크 없이 편안하게 여행하는 날이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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