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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룻강아지 Mar 08. 2021

임재

나의 신은 여기에 있다

1.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신을 믿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신을 믿고, 신이 언제나 내 곁에서 알뜰히 살펴준다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필요한 것들을 갖다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을 사랑이 넘치는 눈으로 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가 보면 정신병자 같을 수도 있지만,

나는 수시로 신에게 말을 건다ㅋㅋㅋ



2.

엊그제 이런 고민을 신에게 털어놓았다.


'제 인생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잘먹고 잘사는거였다면

제가 겪어야 했던 고통과 앞으로 겪어야 될 고통들이

전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어차피 죽으면 썩어질 몸과 흩어질 정신으로 계속 고통받을 이유가 있나요?

천하를 통일해도 풀 한 포기 가져갈 수 없고,

백만장자가 되어도 십원 한 장 가져갈 수 없다는 걸 압니다.

모든 것을 여기 남겨두고 떠나게 되는데, 

저는 왜 살고 있나요?'


이런 고민을 했고, 나는 신이 대답해줄거라 믿었다.

신은 이런저런 도구로 항상 내게 대답해줬으니까.


사업을 시작하는 데 방법을 몰랐을 때 스승님을 붙여주었고,

우울해서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를 때 고개를 들어 간판을 보니 '러브미' 가 써있었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뜻이었다.

사업을 혼자 해서 외로워 죽으려고 하니까 형제같은 대표를 옆에 붙여주었다.

노래를 잘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슬퍼할 때 노래 선생님을 옆에 붙여주었다.

내가 잠깐의 실패로 휘청거릴 때를 대비해 이미 내게 좋은 사람을 붙여주었고,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도록 도구를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이르도록 늘 앞서서 길을 준비해주었다.


돌이켜보면 신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

바로 내 옆자리 말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다가 '내게는 대답해주지 않을거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런 믿음과 상관없이 신은 항상 대답해준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3.

그리고 이번에도 신은 내게,

'나는 너를 늘 지켜보고 있어. 너에게 관심이 아주 많아.'

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저 고민을 말하고 잠든 그 다음날에,

일하고 집에 가는 전철에서 피곤해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그런데 옆에 앉은 사람이 읽던 책에 시선을 빼앗겼다.


책의 문장을 외우지는 못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그건 기독교 서적이었는데,

'너의 시간과 하나님의 시간은 다르다'는 문장이었다.

그 뒤에 책의 내용이 이어졌는데, 옆에서 따라 읽다가 그 사람이 내릴 때

책 표지를 보고 교보문고에서 구매했다.


어쨌든, 나는 전철에서 책을 읽게 해준 신의 인도를 이렇게 이해했다.

언제나처럼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머리에 때려박히는 깨달음이었다.


내가 과거에 고통받으며 겪었던 시간들, 소위 굴러먹던 시간들을 통해

신이 나를 길렀던 것이었다.

좀 더 많은 능력과 감정적인 그릇을 갖도록.

그래서 그런 능력을 가졌을 때, 신이 내 목덜미를 잡고 끄집어올려서

다른 힘든 사람들을 위해 그 능력을 사용하게 하려는 것이었구나.


개중에는 사업이 힘든 사람, 우울한 사람, 어쩌면 죽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4.

그렇다면 내가 굴러먹던 시간, 앞으로 굴러먹을 모든 시간이

그 사람들을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나의 고생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겠다.

당장 오늘만 해도 26억씩 매출을 하시다가 현재는 잠깐 망한 분을

상담해드렸으니.


그 분의 말을 들으면서, 규모가 비교는 안 되지만

예전에 무너져서 죽겠다고 손목에 칼을 댔던 때가 생각났다.

나는 직관적으로 알았다. 그 때의 좌절감은 바로 이것을 위함이었구나.


상담하시면서 기운을 조금이나마 얻어가시는 것을 보고 느꼈다.

내가 겪었던 고통들이,

앞으로 겪을 모든 고통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불씨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나는 오늘도 신에게 감사한다.

그는 지금도 내 옆에 있고,

이 글을 내가 건져낼 수 있도록(쓰는 게 아니라) 도와주고 있으니까.


그러니 어떤 고통이 오더라도 아마도 이겨낼 수 있을것이다.

그때도 신은 내 옆에 있을테니.

그리고 지금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신은 당신 곁에 있다고.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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