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정모 Aug 08. 2019

터덜터덜 여름밤

2019 8월 8일 목요일의 딱 한 장


  힘이 전혀 나지 않아 글을 못 쓰고 있다. 오늘 친절한 일들을 겪었고 오랜만에 낭독회도 다녀왔고 몇 가지 괜찮은 생각들을 했고 메모도 남겼지만 문장으로 엮질 못하겠다. 죄 휘발될 게 뻔하다.

  여름은 여름인지, 음식을 제대로 못 먹고 있다.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합정역에서 집까지 걷는 데 사십 분이 걸렸다. 평소보다 두 배는 긴 시간이다.

  사람들을 만나 에너지를 얻어야 할 것 같기도, 조용한 데서 쉬고 와야 할 것 같기도 한 날들이다. 둘 중 뭐가 나에게 더 필요할지 재다가 또 팔월이 지나겠지. 내 여름은 늘 그렇게 끝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뻔한데 뻔하지 않은 주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