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노동절과 5월8,9일예수 승천일이 있어 이 2주 동안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났다.
나의 디렉터는 작년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올여름 올림픽 기간 동안의 휴가와 5월 휴가 계획을 여러 차례 물었다. 나는 5월에 휴가를 내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4월 마지막 날에 빡치는 일이 생겨서 5월 2일 출근해 재택근무 중인 팀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너무 지쳐서 여행을 가야겠어"
팀장은 "그래. 다녀와. 근데 어디가?"
"라호셀 La Rochelle, 퓌 두 푸 Puy du fou, 엉제 Angers"
"퓌 두 푸는 작년에 다녀와서 너한테 팁을 줄 수 있어. 라호셸은 어렸을 때 다녀왔는데 정말 예뻐"
갑자기 생긴 5일의 여유.2월 이후 오랜만에 여행이다.
생각해 보니 두 달마다 4~5일의 여행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 회사를 다닌 뒤 내 생활 패턴도 바뀌었다.
한국 회사를 다닐 땐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이번 연휴 때 파리 사람들은 모두 바다를 보러 노르망디로 향했는데 우리는 프랑스 서쪽 벙데 Vendée 지역으로 향했다.
차로 4시간 반 거리인 라호셸에 도착했다. 옛 항구 쪽 안내관광소 쪽 주차장을 딱 6자리만 남아있었다. 차는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가 이내 핸들을 돌려 다른 주차장을 찾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 주차장 자리 찾는데 30분 이상을 소요했다.
도시는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와 떠다니는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나도 오랜만에 보는 화창한 날이다.
11월 포르투갈 여행도 2월 영국 여행도 내내 비를 쫄딱 맞고 관광했었다. 날씨만 좋아도 그 여행은 50% 성공이다.
유럽에서 개인 보트가 가정 많이 주차된 곳이라고 한다.
옛 항구의 모습
옛 항구의 역사
프랑스 남부는 지중해, 서부는 대서양. 바다 색깔이 다르다.
14세기에 세워진 요새탑
우리는 보야르요새 (포 브와야 fort boyard)를 보기 위해 배를 예약했다. 프린트한 종이를 매표소에서 티켓으로 바꾸는데 안내원이 "몇 유로 더 내고 섬 산책도 하는 건 어때?"라고 제안했으나 이미 차 안에서 5시간을 보내고 배에서 2시간을 더 보내야 하는데 애들에게는 무리인 듯싶어 거절했다.
배 코스는 포 브와야를 지나 일 데 île d'Aix 에 잠시 멈춰 손님들이 하선, 승선하고 다시 부두로 돌아온다.
우리 남편과 아들은 뜨거운 해를 피해 0층 안에 앉겠다고 했다. 딸과 나는 햇볕 받으러 1층 옥상에 앉겠다고 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누가 안에 앉니?"
내 말대로 0층 안엔 단 한 명도 없었다.
서퍼들과 요트. 울 남편도 배 운전면허증이 있는데... 요트가 없다
우리 회사 브랜드로 도배를 했다. 꺄웨 K-way와 CP compagny 점퍼 Superga 운동화. 직원 할인 감사
프랑스 TF1 티브이 채널의 프로그램 포 브와야 Fort Boyard 촬영지인 이곳은 바다를 지키는 곳에서 감옥으로 용도가 변경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9개국에서 이곳을 방문해 촬영을 했다고 한다.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지 않아 겉에서만 보고 돌아왔다. 뉴스에 따르면 파도로 인해 이곳이 흔들리고 부서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2028년 관광객에게 개방한다고 한다.
티브이 프로그램 새 시즌 촬영이 5월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나는 무섭고 징그러워서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진 않지만 우리 애들은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