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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May 20. 2024

동화 같은 라호셸 La Rochelle

대서양 바다를 보러 프랑스 서부로

5월에는 프랑스 공휴일이 몇 개 있다.

5월 1일 노동절과 5월 8,9일 예수 승천일이 있어 이 2주 동안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났다.


나의 디렉터는 작년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올여름 올림픽 기간 동안의 휴가와 5월 휴가 계획을 여러 차례 물었다. 나는 5월에 휴가를 내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4월 마지막 날에 빡치는 일이 생겨서 5월 2일 출근 재택근무 중인 팀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너무 지쳐서 여행을 가야겠어"

팀장은 "그래. 다녀와. 근데 어디가?"

"라호셀 La Rochelle, 퓌 두 푸 Puy du fou, 엉제 Angers"

"퓌 두 푸는 작년에 다녀와서 너한테 팁을 줄 수 있어. 라호셸은 어렸을 때 다녀왔는데 정말 예뻐"


갑자기 생긴 5일의 여유. 2월 이후 오랜만에 여행이다.

생각해 보니 두 달마다 4~5일의 여행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 회사를 다닌 뒤 내 생활 패턴도 바뀌었다.

한국 회사를 다닐 땐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이번 연휴 때 파리 사람들은 모두 바다를 보러 노르망디로 향했는데 우리는 프랑스 서쪽 벙데 Vendée 지역으로 향했다.


차로 4시간 반 거리인 라호셸에 도착했다. 옛 항구 쪽 안내 관광소 쪽 주차장을 딱 6자리만 남아있었다. 차는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가 이내 핸들을 돌려 다른 주차장을 찾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 주차장 자리 찾는데 30분 이상을 소요했다.


도시는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와 떠다니는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나도 오랜만에 보는 화창한 날이다.

11월 포르투갈 여행도 2월 영국 여행도 내내 비를 쫄딱 맞고 관광했었다. 날씨만 좋아도 그 여행은 50% 성공이다.

유럽에서 개인 보트가 가정 많이 주차된 곳이라고 한다.
옛 항구의 모습
옛 항구의 역사
프랑스 남부는 지중해, 서부는 대서양. 바다 색깔이 다르다.
14세기에 세워진 요새탑

우리는 보야르 요새 (포 브와야 fort boyard)를 보기 위해 배를 예약했다. 프린트한 종이를 매표소에서 켓으로 바꾸는데 안내원이 "몇 유로 더 내고 섬 산책도 하는 건 어때?"라고 제안했으나 이미 차 안에서 5시간을 보내고 배에서 2시간을 더 보내야 하는데 애들에게는 무리인 듯싶어 거절했다.


배 코스는 포 브와야를 지나 일 데  île d'Aix 에 잠시 멈춰 손님들이 하선, 승선하고 다시 부두로 돌아온다.

우리 남편과 아들은 뜨거운 해를 피해 0층 안에 앉겠다고 했다. 딸과 나는 햇볕 받으러 1층 옥상에 앉겠다고 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누가 안에 앉니?"

내 말대로 0층 안엔 단 한 명도 없었다.

서퍼들과 요트. 울 남편도 배 운전면허증이 있는데... 요트가 없다
우리 회사 브랜드로 도배를 했다. 꺄웨 K-way와 CP compagny 점퍼 Superga 운동화. 직원 할인 감사

프랑스 TF1 티브이 채널의 프로그램 포 브와야 Fort Boyard 촬영지인 이곳은 바다를 지키는 곳에서 감옥으로 용도가 변경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9개국에서 이곳을 방문해 촬영을 했다고 한다.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지 않아 겉에서만 보고 돌아왔다. 뉴스에 따르면 파도로 인해 이곳이 흔들리고 부서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2028년 관광객에게 개방한다고 한다.


티브이 프로그램 새 시즌 촬영이 5월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나는 무섭고  징그러워서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진 않지만 우리 애들은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2003년에 이곳에서  촬영한 브이 프로그램

https://youtu.be/51qDjzIljdQ?feature=shared


이곳에 개인 요트가 5천대가 있다는데...

내가 이곳에 도착하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유는 작년에 이곳 여행을 생각했을 때 일 드 헤 Îls de Ré 섬에 꼭 가자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여행 오게 되면서 이곳을 생각 못하고 대신 엉제 Angers를 가게 된 거다.

유투버 파비앙이 매년 가족 여행을 왔다던 일드헤. 울 회사 동료도 부모님 별장이 있어 매년 이곳을 온다는데 나는 파리에서 여기까지 와서 일드헤를 못 보고 거는구나..

너무 안타까웠다.

가 일 데 îls d'Aix에 도했다. 티켓을 사면 이곳에 들려 쉬다가 또 배를 타고 돌아오면 된다. 우리가 이곳에 도한 시간이 오후 5시였는데 이날 마지막 배가 7시였다. 2시간 산책할 걸 그랬나? 살짝 아쉬웠다.

은 사람들이 라호셸로 돌아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옆에 선박을 보니 자전거 네 대를 싣느라 분주했다.

다시 라호셸로 돌아왔다. 부둣가 앞 홍합&감자튀김 전문 레스토랑에 들어가 일드헤에서 잡아온 신선한 굴을 먹었다.

감자튀김에 홍합, 아메리칸 스타일 버거, 지역 맥주까지.

역시 여행은 즐겁다.

이제 다음날 일정이 있는 퓌 두 후 방향에 있는 숙소로 이동.

이번엔 호텔이나 아파트 대신 시골의 정 많고 한적한 지뜨Gîte를 예약했다.

여행을 많이 다닌 덕에 부킹닷컴에서 아침식사를 무료 제공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맞아주신 숙소는 넓은 정원에 오리, 양, 닭이 있었다.

가족실  앞
집 앞 정원
가족실
닭이 낳은 신선한 달걀로 만든 오믈레, 할아버지가 구우신 카스테라, 할머니표 요거트

남편은 부킹닷컴 사이트에 이 숙소의 점수를 10점 만점에 10점 주었다.


차로 여행을 다닌다면 시골집의 정을 느껴보는 걸 추천한다.

날씨도 좋고 바다도 좋고 숙소도 좋고 오늘은 10점 만점에 1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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