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투표로 설립된 음료회사
대학 동기였던 리처드 리드, 아담 발론, 존 라이트는 졸업 후 그들이 원했던 광고 및 컨설팅 회사에 취업하는데 성공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직장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도한 업무량에 항상 시간에 쫓겨 일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건강마저 나빠졌기 때문이다. 창업만이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그들은 졸업 후에 만난 자리에서 함께 사업을 해보기로 했다. 사업 아이템은 100% 과일로 만든 스무디를 판매하는 것으로 정하였는데, 이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그들은 신선한 과일로 스무디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냈다. 그러나 사업을 위해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누구도 사업의 성공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퇴사를 결정하기에 앞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자신들이 개발한 스무디를 시험 삼아 판매해 보기로 했다. 때마침 영국 런던에서 음악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들은 축제가 열리는 곳에 스무디 판매를 위한 작은 가판대를 설치한 뒤, 가판대 앞에는 "우리가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해도 되겠습니까?"라는 글귀를, 가판대 앞에 놓인 두 개의 쓰레기통에는 각각 ‘Yes’와 ‘No’라는 글귀를 써붙였다. 이를 통해 스무디를 다 마신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Yes’라는 글귀가 써진 쓰레기통이 빈 병으로 가득 찼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의견에 고무된 그들은 다음날 함께 사표를 제출했고, 스무디 판매를 위해 이노센트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아 이노센트가 제조한 스무디는 다른 음료들에 비해 유통기간이 짧은 단점이 있었지만,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이노센트의 스무디를 좋아해 준 덕분에 오늘날 이노센트는 영국에서 가장 큰 스무디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Yes’가 써진 쓰레기통에 투표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
[참고 도서] 마케팅 빅뱅(2009) 이장우, 황석욱,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