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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 May 20. 2018

기업의 CEO [05. 장안농장 : 류근모]

뉴스에서 얻은 정보로 재기에 성공한 CEO

  1997년 조경 사업에 실패한 류근모 대표는 아내의 조언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귀농을 결정했다. 그러나 아무 농사나 지을 수는 없었다. 사업실패로 가진 돈이 많지 않았던 그는 초기자본이 적고, 수확기간이 짧아 자금회전이 빠른 작물을 재배해야 했다. 이를 충족하는 농작물은 채소 밖에 없었는데, 초보 농사꾼에게는 수백 가지가 넘는 채소들 중 어떤 채소를 재배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채소를 재배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었던 그는 매일 새벽 서울에 위치한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찾았다. 전국의 농산물들을 거래하는 시장이라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귀농을 결심한 곳이 충청북도 충주였기에 매일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이곳에서 채소의 유통과정과 유통되는 채소의 품질 등을 공부하며 농사에 필요한 지식들을 배워 나갔다. 그러나 1년 넘게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해도 어떤 채소를 재배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접한 뉴스를 통해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유기농 채소였다. 뉴스는 일부 채소에서 다량의 농약이 검출되어 소비자들이 불안해 한다는 소식을 전하였는데, 그는 뉴스에 나온 소비자들의 반응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를 읽어낼 수 있었다. 지금은 유기농 채소에 대한 관심이 적지만, 소득이 증가하게 되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할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는 조리하지 않고 그냥 먹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농약 잔류량에 특히 민감해 하는 쌈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보기로 했다.

  물론 유기농으로 채소를 재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농약을 사용할 수 없어 잡초를 일일이 손으로 뽑아야 했고, 친환경 농법을 통해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일도 쉽지 않았다. 판매는 더욱 힘들었다. 상인들은 유기농 채소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생산한 유기농 쌈채소의 가격을 후려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기 시작했다. 소득에 여유가 생긴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건강한 먹거리를 중요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그가 생산한 유기농 쌈채소를 좋아해 주었고, 이는 곧 매출로 돌아왔다.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오늘날 그가 설립한 장안농장은 연 매출 100억 원을 올리는 거대한 농장으로 성장하였는데, 지금처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한 그의 제품을 찾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 도서] 상추 CEO(2009), 류근모, 지식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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