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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노클 Aug 22. 2024

너 우리집에 갈래?

같은 나라임에도 경상북도의 해는 뜨거웠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따갑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적한 주택단지의 한 집앞에 섰다. 집 주변으로 큰 펜스가 세워져있었고 인기척을 듣고는 커다란 개 여러마리가 대문으로 뛰어와서 짖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이 왔음을, 그리고 반가움의 표시였지만 덜컥 겁이 나는건 어쩔 수 없었다.


주인분의 미소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다. 조그마한(사실 다른 강아지들에 비하면 그리 작으 편은 아니었다) 강아지들이 털을 빗고 있었다. 우리가 온다는 소식에 급하게 씻기고 말리는 과정을 하신 것 같았다. 조용한 동

네에서 가족들과 함께 천방지축 뛰어놀았을 아이들이었다. 


주인분께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이 브리더가 된 계기부터 시작해서 부견과 모견 설명과 접종 현황, 강아지들별 성격까지 최대한 많은 것을 알려주시려고 하셨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우리 가족은 궁금한 것이 별로 없었다. 그만큼 무지했다. 용기를 내었지만 그래도 되나 싶은 눈빛을 아내와 나는 교환하고 있었다. 


개 중 하나가 유독 우리 가족에게 안겼다. 주인분이 손에 쥐어주신 개껌을 달라며 소파위에 발을 올리고 애교를 부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원래 착하고 소심해서 저러지 않는 아이인데 신기하다며 주인분도 웃었다. 나머지 아이들은 관심없는 듯 돌아다니거나 소파 깊숙히 숨어서 나오지 않았다. 아내와 딸아이를 거쳐 나에게까지 왔다. 양반 다리한 무릎위로 두 발을 올리고 내 냄새를 맡았다. 등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아가야, 같이 우리 집에 갈래?'


당연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다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우리 곁을 맴돌았다. 그렇게 우리 집에 막내가 생겼다. 


< 급하게 나서느라 종이박스에 담요를 담아서 갔다. 다행히 멀미도 없이 쿨쿨 자면서 집에 잘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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