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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스 Feb 01. 2020

책을 구하는 가장 쉽고 간편한 법

책 이야기 1

초등학교 때부터 책을 좋아하게 됐다. 또래들과 고무줄 같은 걸 하기에 나는 운동신경이 심각하게 부족했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정적인 것으로 향했다. 집에는 책이 없었다. 옛날에는 도서관도 없었다. 부모님을 졸라서 산 위인전집을 다 읽자, 읽을거리가 필요 해졌다. 집에는 아버지가 갖고 계셨던 세로로 된 세계문학전집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좁은 문> < 25시><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같은 고전을 읽었다. 물론 활자를 읽는 수준이었지만, 내게는 유일한 읽을거리였다.  

  

그렇게 읽을거리가 애매했던 중학교 시절을 넘기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방학에 <삼국지>를 읽었다. <삼국지>는 어려웠다. 줄거리를 기억하며 읽기가 벅찼다. 그래도 완독을 하고 무척 뿌듯했다. 고등학생이 된 내게 학교는 책 읽을 시간을 주지 않았다. 책마저 멀어지게 했던 험난했던 입시를 마치고 대학에 가니, 도서관이 있었다. 대학 입학으로 언제든지 책을 빌릴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관심분야 서가는 자주 찾아가 책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스스로의 수입으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사고 싶은 책은 늘 많았고 지출할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었다. 서점에 가면 늘 하나를 사기 위해서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결단의 시간이 나를 기다렸다.

이후에 나는 최소의 비용으로 책을 사거나,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1. 집 주변 도서관을 찾아본다.

요즘은 도서관 찾기가 쉽다. 구립이나 시립도서관이 많이 생겨났다.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회원 등록을 하고, 책을 대출해서 읽는 방법이 있다. 도서관은 취향을 타는 분들이 만족감을 얻기는 어렵다. 나 역시 그랬다. 내가 원하는 책은 없는 경우가 많았고, 베스트셀러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손길 속에서, 충분히 상해 있었다. 더욱 불행하게도 나는 책 먼지 알레르기가 있다. 책이 오래 서가에 꽂혀 있다 보면 먼지가 쌓인다. 오래된 먼지들을 겹겹이 입은 책을 읽다 보면 재채기가 나고 얼굴이 간지러웠다. 도서관에서 신간 위주로만 대출하다가, 지금은 가지 않는다.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


2. ebook을 구입한다.

Ebook 이 처음 나왔을 때는 북리더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진입장벽이 있었다. 핸드폰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그렇게 독서를 하기엔 눈에게 좀 미안했다.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20-30프로 정도 저렴하다. 늘 책 값이 고민인 내게 이것은 엄청난 혜택이다. 고민 끝에 북리더 기를 장만해서 여러 가지 이득을 누렸다. 눈에도 편안했고, 일단 외출할 때 책을 들고 다니는 내게 큰 짐을 덜어주었다. 책이 두꺼울 경우 오래 들고 있기가 힘들었는데 이런 불편함도 사라졌다. 물론 북리더기가 없어도 태블릿 PC나 핸드폰으로 가능하다.

전자책이 처음 나오던 무렵에는 종류가 많지 않았다. 최근엔 상당히 많은 책들이 종이책과 ebook 판매를 병행한다. Ebook은 일단 온라인상에 책을 담아두기 때문에 내 생활공간이 책 때문에 줄어드는 난감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책이 햇빛이나 습도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까 책장이 비좁아지지는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 구독 경제를 이용한다.

한 달에 차 한잔 값 정도면 온라인 서점에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점에서 제공하는 다양하고 상당한 분량의 책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온라인 도서관의 출입증을 갖게 되는 셈이다. 덕분에 책에 지출하는 비용도 상당히 절감했다. 당연히 스마트폰에서 읽기가 가능하다. 지하철에서 보내는 자투리 시간을 독서에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 듣는 책 서비스를 해주는 책들도 있어서 도전해보았는데, 이것은 신종 개그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기계는 책에 나오는 활자뿐 아니라 목차에 있는 무늬도 활자로 인식한다.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물론 구독 서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책이 방대하지만,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없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이런 아쉬움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관심 없던 분야나 구매할 정도로 강력하게 끌리지 않지만 읽을 만한 좋은 책들을 다양하게 접하게 되었다. 구독 서비스는 높은 가성비로 많은 사람들이 읽는 트렌디 한 책들을 쉽고 폭넓게 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큰 장점을 가졌다.


4. 집 근처 도서관의 전자책을 빌려본다.

책을 공짜로 볼 수 있고,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러 가는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다만, 도서관에는 종이책이 전자 책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좁다. 태블릿 PC가 있으면 더 좋다. 가까운 도서관을 검색해보고 단 한 번만 방문해서 회원증을 만들면, 무료로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 회원증 발급엔 천 원 정도 비용이 든다.


사실 나는 서점에서 책 사는 걸 가장 좋아한다. 내가 원하는 책을 눈앞에서 손에 쥘 수 있다는 매력, 새로 나온 책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예전에는 서점에서 책을 보려면 구석에 서서 보거나, 바닥에 앉아야만 했다. 공짜로 책을 읽는 대신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과 약간의 죄책감이 있었다. 지금은 서점 안에 편안한 의자가 있거나 카페가 서점 안에 있는 경우도 많고, 다양한 서점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반갑다. 책은 날씨나 계절, 미세먼지, 바이러스, 타인 등 고려하거나 주의하거나 배려할 필요 없는 안전하고 완벽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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