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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블랙 Jul 05. 2020

뉴질랜드 여름 여행 코스 - 캠핑

Muriwai Beach Campground (Auckland)

뉴질랜드는 야외활동(outdoor activity, 아웃도어 액티비티)하기 정말 좋은 관광지 중 하나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12월부터 2월까지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자연이 가장 예뻐보이는 시즌이다. 때문에 이 즈음에는 거의 매주마다 가족단위로 교외에서 서핑이나 등산을 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캠핑을 정말 좋아한다. 해변에서 수영하고, 주변 카페에서 산 커피 한 잔을 들고 차에 있는 캠핑체어와 탁자를 펴서, 노래를 들으며 휴식을 취하고, 도시락을 까먹는 여름날의 주말은 너무 아름답다. 밤에는 SUV에다 미리 실어놓은 에어매트리스를 설치해서 하룻밤 묶고, 다음날 아침에 잠깐 등산하고 온천까지 갔다오는것 까지가 나의 흔한 캠핑 일정이다.


캠핑은 할 때마다 이것저것 추억이 많이 남는 야외활동이다.그래서 만약 여름에 뉴질랜드에 머물게 되는 사람들에게 캠핑은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 중 하나다. 마운틴바이크나 서핑처럼 취향을 타거나 익스트림한 스포츠도 아니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바베큐를 해먹거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액티비티를 할 수 있어서 남녀노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만 서핑을 해봤다면 뉴질랜드에서는 정말 조심해서 서핑하시길... 해변도 크고 파도가 진짜 강렬해서 종종 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다치곤 한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내가 뉴질랜드 오클랜드 근교 무리와이에서 단촐하게 캠핑을 한 경험을 공유하는 한편, 뉴질랜드에서 캠핑을 하기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고자 한다.


캠핑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 많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내 경험이 뉴질랜드에서 캠핑을 하고싶은 분들에게 소소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스: 집 (오클랜드 시내) - 무리와이 캠프 그라운드- 무리와이 비치 - 무리와이 가넷 콜로니- 집 (오클랜드 시내)


집에서 간단하게 캠핑에 필요한 용품을 챙기고 (캠핑 준비물은 아래 자세히 기술)  무리와이 캠프 그라운드 (Muriwai Campground)에서 든든하게 저녁을 먹었다. 나의 경우에는 SUV가 있어서, 그 안에 캠핑 체어와 테이블, 그리고 과자와 음식들을 충분히 넣어서 올 수 있었다. 노을을 보러 가기 전에, 잠자리를 위해 에어매트리스를 준비하고 그 위에 따뜻한 이불을 깔았다.

무리와이 캠프 그라운드 참고 이미지 (출처: http://www.muriwaibeachcampground.co.nz/)
무리와이 캠프 그라운드 시설 (샤워실과 공용 부엌). 시설이 매우 좋은 편이며 위생관리도 잘 되어 있다. 자세한 사항은 무리와이 캠프 그라운드 사이트를 참고하길 추천한다.


나는 무리와이 비치 (Muriwai beach)의 노을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지난 여름 (2020년 1월과 2월)에는 종종 무리와이쪽에서 1박 2일 캠핑을 하곤 했다. 노을 지는 것을 보고 돌아올 때는 이미 깜깜한 밤이라서 운전하기 어렵고, 집에서 40분이나 운전하고 가야하는데 노을만 보고 돌아오기에는 뭔가 아쉽기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노을은 어디서 봐도 아름답지만, 무리와이 비치에서 보는 노을은 정말 숨막힐정도로 아름답다.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에서, 맑다못해 투명한 파도가 부서지는 대지 위에는 노을지는 장면이 그대로 반사된다. 무리와이 비치의 해변은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모래에 남아있는 물에 반사된 노을빛이 넓게 비친다. 바로 이 노을이 캠핑을 할 때마다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이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sunset spot, 무리와이. 노을빛이 모래사장에 비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갈 때마다 이곳에서 인생샷을 찍곤 한다. 아래 사진은 가장 최근이었던 2020년 1월에 찍은 사진


다음날 오전에 방문한 무리와이 가넷 콜로니 (Muriwai Gannet Colony)는 아침에 가기 좋은 산책코스이다. 리와이 가넷 콜로니는 가넷 (개닛이라고도 함) 이라는 새의 서식지이며, 무리와이 비치 바로 옆에 있다. 매년 약 1,200쌍의 가넷들이 8월~3월 사이 이 곳에 둥지를 틀며, 때문에 가넷 콜로니에서는 이 시즌에 엄청난 수의 새들이 몰려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고, 아침에 여유롭게 일어나 바로 앞에 펼쳐진 해변가를 걷고, 바닷가의 장관을 볼 수있다는 점은 오클랜드 시티에서 멀지 않음에도 여름에 종종 이 곳에서 캠핑을 하는 이유다.


가넷 콜로니의 모습 (출처: 100% Real New Zealand: https://www.newzealand.com/kr/feature/muriwai-gannet-colony/)


나의 경우 굳이 매번 하지는 않지만, 무리와이 비치는 수영하고 서핑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특히 주변에 암초가 없고 해변의 경사가 완만해서 다른 해변에 비해서 안전하고, 가족끼리 놀기 좋다. 오는 2021년 여름에는 아침 일찍 서핑도 해 봐야겠다.


무리와이 캠프 그라운드 (Muriwai Campground): 50 Jack Butt Lane, Waitakere, Muriwai 0881

무리와이 비치 (Muriwai Beach) : 458 Motutara Road, Muriwai 0881

무리와이 가넷 콜로니 (Muriwai Gannet Colony): 428 Motutara Road, Waitakere, Muriwai 0881





그렇다면 뉴질랜드에서 간단하게 캠핑을 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캠핑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것에는 어떤 것이 있고, 꼭 필요한 준비물은 무엇일까?


1. 당신이 원하는 캠핑 타입은?


흔히 캠핑이라고 하면 텐트를 치거나 캠퍼밴 안에서 조리해먹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다. 이런 본격적인 캠핑을 원할 경우, google에 campervan hire라고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캠핑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고, 생각보다 다양한 여행객들의 니즈를 위한 캠핑타입이 많다.

일례로 많은 캠프사이트들(Holiday Park, 이하 홀리데이 파크)이 숙박시설을 제공한다. 이런 숙박시설을 Holiday Inn이라고 하는데, Holiday Park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대부분 차박을 할 수 있는 차박부터, 침대, 부엌시설 그리고 개인 위생시설까지 완비된 숙소를 제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금 더 몸을 편하게 하며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홀리데이파크의 숙박시설에서 휴식을 취해도 된다. 물론 홀리데이파크에는 공용 BBQ장도 있고, 주변에 유명한 자연관광지에 접근성이 좋은 경우가 많기때문에 아침 일찍 해돋이를 보러가거나 서핑을 하러 나갈 수 있다.

이 외에, Holiday Park에서는 전기가 제공되는 주차 장소, 전기가 제공되지 않는 주차 장소를 제공한다. 이 경우, 많은 사람들이 캠퍼벤이나 SUV를 주차시키고 그 바깥에 텐트를 치고 의자에 앉아서 캠핑을 즐기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하기때문에, 시설이 꽤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 <2. 캠프사이트 정하기>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2. 캠프사이트를 정할 때 고려할 것은?


숙소가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캠프사이트에 따라서 캠핑의 퀄리티가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질랜드의 캠프사이트는 퀄리티가 천지차이기때문에 꼭 사전에 예약하고자 하는 곳의 시설을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캠핑사이트는 개인이 소유한 곳일 수도 있고, 지방 정부(council)에서 관리하는 곳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소유한 곳이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한 편이지만, 시설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기도 한다. 가격대는 무료부터 성인 기준 1인당 30불정도다.

무료 캠핑사이트는 안전성면에서 개인적으로 여행객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보안시설도 없는 경우가 많고, 주변에 캠핑하는 차가 많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돈을 내고 안전한 곳에서 캠핑하는 것을 추천한다.

캠프사이트를 정할 때 안전 다음으로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샤워시설과 부엌시설이다. 특히 뜨거운 물이 나오는 깨끗한 샤워시설은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하다. 예전에 아주 시골마을에서 낡은 홀리데이 인 숙소에서 묶은 적이 있었는데, 화장실에서 엄청나게 많은 벌레를 봐버려서 숙소가 굉장히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반면에 시설이 좋았던 숙소는 너무 깨끗해서 휴가가 길었다면 몇일이고 그 곳에서 놀 수 있을것 같았다.

캠프사이트를 검색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구글에 Holiday Park라고 검색해서 여행루트와 겹치는 곳을 찾는다. 둘째, CamperMate 앱을 이용한다.


3. 캠핑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준비물


<두꺼운 옷과 수면양말>

뉴질랜드는 한여름이라 하더라도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특히 새벽 2시 - 새벽 4시에는 추워서 깰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부피가 있는 모포나 극세사 이불이 항상 차에 구비되어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한국에서 짐을 쌀 때, 패딩과 수면양말을 같이 가져올 것을 추천한다. 여유가 된다면 근처 마트에서 큰 모포 하나 사는것도 추천한다. 여행와서 감기 걸리는 것보다 백배 낫다.


<기본 주방용품: 전자레인지용 용기, 텀블러, 그리고 젓가락>

캠핑에는 주방용품도 꼭 필요하다. 물론, 현실적으로 멀리서 여행하는데 부엌용품을 들고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주방용품은 여행가방에 넣기에 가볍고, 실용적이고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 전자레인지용 용기: 많은 캠프사이트에서는 그릇이 기본적으로 구비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접시가 있다고 하더라도 밥그릇이 없어서 음식을 마음껏 해먹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전자레인지용 용기는 식은 음식을 다시 따뜻하게 데우거나 간단한 음식을 만드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또한 커피포트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더러울 경우, 물을 데우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용기의 크기는 라면을 끓일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이 좋으며, 뚜껑이 있는 용기는 로드트립을 할 때 간식을 담아놓는 용도로 쓸 수도 있어서 금상첨화다.

- 캠핑용 먹거리: 조금 더 먹거리가 다채로운 캠핑을 하고 싶다면, 전자레인지 용기 안에 꼭 필요한 음식을 넣어서 올 수도 있다. 1회용 티백이나 믹스커피, 라면, 햇반, 맛김치팩, 와사비, 고추참치캔, 1회용 간장 등을 넣으면 공간도 절약되고 뉴질랜드에서 캠핑을 하며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젓가락: 꼭 들고오길 추천한다! 캠핑을 하다보면 젓가락이 없어서 불편하게 손으로 집어먹거나 공용부엌에서 뭔가 찝찝한 포크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숟가락까지 들고올 수 있으면 좋지만, 무게제한과 공간제약이 있다면, 젓가락이라도 꼭 들고오길 추천한다.

- 텀블러: 캠핑을 하다보면 종종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싶어진다. 텀블러 안에 따뜻한 물을 넣고, 1회용 티백을 넣어서 캠핑장에서 휴식을 취해보자. 캠핑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텀블러는 로드트립 중에도 음료수를 마시고 싶을 때 차 안에 두기에 좋은 아이템이다.


<기타: 있으면 좋은 것들>

- 쪼리

- 추위를 많이 타는 경우, 1회용 온열팩

- 여분의 비닐봉지 등


이상 캠핑에 앞서 생각해 보아야 할 점과 캠핑 시 준비하면 좋을 품목들을 알아 보았다. 물론 캠핑은 자신만의 맞춤형 여행이니 앞서 언급한 것들은 필요없을 수도 있다. 자신이 캠핑을 하며 하고 싶은 레저 활동과 동선을 생각하며 그에 알맞게 캠핑 용품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로나로 인해 뉴질랜드는 국경을 현재 거의 봉쇄한 상태다. 이 사태가 얼른 잠잠해지고,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를 방문해 이 곳의 여름을 알차게 즐기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BeS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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