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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온 Mar 01. 2021

정서 표현에 대한 사유

시의 정서

가랑비가 내린다. 까페에서 소리 없이 내리는 비를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는 장면, 상황에 자신만의 정서를 칠한다.

따라서, 시에는 자신만의 정서가 포함되어 있고, 작가는 특정 정서를 말하려 한다.

하지만 시 교육 강의나 시 작법 책을 보면 자신만의 정서를 느낌의 형태로 직접 말하는 것을 피하라고 한다.

최대한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묘사를 하고, 그 묘사를 통해 독자가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보인 장면을 묘사하면 독자도 같은 정서를 느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런 말이 나왔거나,

특정 정서를 지닌 사람에게 보이는 사물의 조합은 특정하므로, 

보이는 장면이나 사물의 묘사만을 통해 작가의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사람들이 장면을 볼 때 각각의 정서에 따라 보이는 장면과 상황이 다르게 된다.

시에 묘사된 장면은 시인의 눈에 들어오는 사물의 조합으로 장면을 바라보게 하기 때문에 '시인의 눈을 통해 본 장면'이라는 새로움을 입게 된다. 하지만, 같은 것을 보여주더라도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인간 정서이기에 독자는 인간 공통성과 개인 고유성 사이에서 시를 느낀다.


나는 아직도 내 글에 느낌을 직접 표현할지, 그저 내게 보이는 것을 말할지 고민한다. 성격유형 검사 MBTI에서 S(감각형)이 아니라 N(직관형)이기에 오감으로 느껴지는 사물의 묘사보다 감성과 머릿속에 들어오는 느낌이 항상 더 강하다. 결국 S 유형만큼 묘사에 강하지 않게 된다. 나는 분석하는 글을 많이 쓴다. 하지만 그것을 나의 색이라고 정해두지는 않았다. 이러하기도 하고, 저러하기도 한 나를, 내 시도를 규정하지 않는다.



현재, 창 밖에 내리는 비를 감상하는 느낌


비가 내린다. 

최근 ASMR에 심취한 나에게는 생생한 ASMR을 듣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생각 없이 창문을 바라본다.

비가 내린다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생각이 없어진 틈을 타 영혼은 감동할 시간을 갖는다.

좋아서 온 몸으로 전율한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깊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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