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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원 May 12. 2022

강아지도 코로나가 걸리나요?

지난주, 아내도 결국 코로나에 걸렸다. 다행히 큰 아픔과 후유증 없이 잘 넘어 가고 있었다. 아내가 안방에 자가격리 된 집은 점점 정리가 안되고 있어 아내의 소중함을 더욱 일깨워 준다.

퇴근후에 연우 저녁을 차려주고 있는데, 갑자기 우동이가 토를 한다. 하지만, 강아지는 원할 때 언제든지 토를 할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는 토사물을 치우면서 색을 확인하였다. 노란색이네. 응. 공복이야.

그런데, 연우가 우동이의 꼬리가 내려간 것을 보고 우동이에게 어디 아프냐고 묻는다. 평소에 내려가지 않던 우동이 꼬리가 애매하게 30도 정도의 각도까지 내려가 있었다. 뭔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영양보충도 시켜줄 겸 잡채에 있던 고기와 소고기무국에 있던 고기를 좀 건져내어 물에 씻어서 우동이에게 잘라 주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의 우동이는 스피드에 중점을 두어 음식을 거의 씹지 않는다. 소고기도 그렇게 씹지 않고 흡입하더니 조금 있다가 여기저기에 토를 하기 시작했다. 나온 토사물 속 고기는 잘라준 원형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고. 우동이는 그 앞에서 그것을 쳐다보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마치 그것을 다시 먹을지 말지 고민하는 것처럼. 나는 혹시나 다시 먹을까 싶어서 재빨리 치웠다. 왜 소고기를 잘라줬는데 먹지를 못하니.


다음날 아내에게서 우동이가 계속 토하고 설사까지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평소 족발도 잘 먹는 녀석이 이런 상태라니. 뭔가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것 같았다.

퇴근후에 집에가니 우동이가 마중을 나오기는 했는데 평소처럼 힘있게 꼬리를 흔들거나 짖지 않는다. 그저 겨우 서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내는 우동이가 간식을 줘도 바닥에 떨어진 간식을 바라만 볼 뿐 먹지 않는다고 하였다. 게다가 기침도 한다며 혹시 코로나가 옮은거 아니냐는 말을 한다. 코로나가 강아지한테 옮는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니 인터넷에서 걸릴수 있다 하였다고 한다. 아내는 자가격리중이었지만 방에 강아지 출입문이 있어서 우동이는 방을 자유롭게 다닐수가 있었다. 

갑자기 이러면 격리가 무슨 소용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운 없는 우동이를 안아주고 있는데, 기침을 시작한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 재채기를 하는게 아니라 한번 하면 4~5번 정도를 하는데 몸이 흔들릴 정도로 격하게 기침을 하였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검색을 한번 해봤다. 블로그에서는 강아지도 코로나가 걸린 사례가 있다 하였다. 사람 코로나는 강아지한테 옮는데, 강아지 코로나는 사람한테 안 옮는다고.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왔다. 아내는 자가격리 중이라 낮에 우동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한다. 시계를 보니 7시 20분쯤 이었다. 근처 야간진료를 하는 병원을 검색해서 전화해 보니 8시까지 진료를 본다고 하였다. 만약 가야한다면 지금 출발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가 맞는걸까? 그냥 두면 자연 치유되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하며, 인터넷으로 강아지 기침, 코로나에 대해서 엄청 검색을 해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품에 안고 있는 우동이의 기침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격해졌다. 몇분에 한번씩 폐병환자처럼 기침을 하는데. 폐병환자 같은 모습에 더욱 코로나가 염려되었다. 그러고보니 연우도 코로나 처음에 토했었다. 병원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옷을 갈아입는데, 우동이가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그렇게 기침을 하니 목이 막히겠지.


차를 끌고 병원에 가는데 이상하게 우동이가 차를 탄 후부터는 기침을 안한다. 병원에 도착하고 진료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계속 기침을 안한다. 뭔가 느낌이 쐐한데? 수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설명하고 혹시 강아지도 코로나가 걸리냐고 묻자 사람코로나가 강아지로 감염된 사례는 없으며, 코로나라는 병원균은 원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고양이 코로나라던가 강아지 코로나라는 질병은 있다고 하였다. 고양이는 복막염의 형태로 발현되고, 강아지는 장염의 형태로 발현이 된다고 하신다. 음... 하긴 사람 코로나의 정식명칭은 코비드 19지... 우동이는 아직도 기침을 하지 않는다. 갑자기 하지 않게 된 기침에 되해서 물어보니 구토를 하는 와중에 기도로 토사물이 침범 할경우에 그럴수 있다고 하셨다.

여튼 토하고, 설사를 하니 엑스레이도 찍고 검사를 받았다. 위염이 조금 있다고 한다. 나도 있는데 위염... 어제 준 소고기를 말하니 앞으로 사람 음식은 주지 말라고 하신다. 간이 되어 있거나 기름기가 있으면 안된다고. 이렇게 우동이는 특식을 금지 당하고, 오래 살수 있지만 맛이 없는 사료만 먹게 되었다.

역시 동물병원 야간 진료비는 비쌌고, 수의사 선생님이 진료 중간중간에 자꾸 치료비가 얼마정도 나온다고 말씀하시는걸 들으니 미리 말 안하면 결제할 때 기절하는 사람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니 한층 건강해진 우동이는 꼬리를 빳빳이 세우고 아까 땅에 떨어졌던 간식을 다시 주어 먹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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