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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e Nov 26. 2023

일이랑 어떤 사이예요?

#3. <워킹 데드 해방 일지>를 읽고

그걸 왜 떼고 생각해? 그 일을 치열하게 한 것도 너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하는 꼰대들은 저 질문에 항상 자신 있게 답할 수 있겠지?

이 책을 읽고 의식적으로 이것저것 다 뗀 진짜 나는 무엇인지 고민하던 찰나 인생 선배님께서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쓱 놓아주셨던 일침. 그러게..? 이렇게 지금 뻘글 쓰고 있는 것도 난데, 왜 그걸 내가 아닌 걸로 먼저 상정했을까.. 어째 무언가 의미를 찾는 건 세월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




일.. 그거 어떻게 대해야 하는데?


무도엔 필요한 화면이 다 있어.. 최고야

필자는 콘텐츠 에디터를 시작으로 콘텐츠 제작/플랫폼 운영 등에 몸 담아 온 미생이다. 소위 말해 서비스가 무탈하게 돌아갈 수 있게 알뜰살뜰 살림하면서 때로는 유저들의 온갖 주문을 접수하고 사건이 생기면 해결해야 하는.. 옛말로 홍반장 느낌?


직무의 성격적으로 얘기하자면 다소 개인의 정량적인 성과를 측정하거나 내세우기 다소 난해한(요즘 취업, 퇴사, 이직 유튜브의 최대 화두인 '물경력'으로 갈 수 있는 하이패스) 잡부 오브 잡부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지원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특성이 명확하게 나뉘는데..


1. 단순 업무만 챙겨하면서 극한의 워라밸 찾기
2. 맡은 미션과 나라는 존재의 싱크 200% 맞추기


꼴에 또 도태되는 모습은 싫고 향상심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나는 극한으로 2번을 추구했다. 덕분에 "아 그 부분은 ~~ 님이 다 아니까 한번 확인해 보세요"를 윗분들이 말해주는 신뢰 가득한 서비스 담당자가 되었지만, 이번 해 사내 대격변을 겪으면서 이런 개인적인 보람이야 말로 아무 짝에 쓸모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 책은 필자와 같이 일과 본인 사이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지 못해 관성적으로 일을 하다 탈이 난 여러 사람들의 케이스와 느낀 바를 아주 소상히 알려주고 있다. 각 인터뷰이가 비싼 값 주고 얻은 인생의 교훈과 함께..


우리 영혼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갈망을 충족시키려면, 우리 자신의 가치와 우리가 하는 게임이 정해놓은 가치 사이의 조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이 가치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야 말로 궁극의 '워라밸'로 가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해서 관성적으로 나라는 사람을 대변해 오는 가치로 생각하던 일, 직무, 커리어, 직급, 성공을 뗀 나에 대해 계속 돌아보고 있었는데.. 인트로에 적은 한 마디를 듣고 나서 쉽사리 무언가 답을 할 수 없었다.


여전히 어렵다. 생각해 보니 시기가 맞아 이쪽 일을 시작했고 이 분야에 있었을 뿐, 이게 나에게 맞는 무대였던가 생각도 들고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 같은 고찰을 할 단계가 아예 아닌가 싶기도 한 요즘,



"해보는 거죠 뭐"라고 이것저것 시도하며 본진을 놓지 않는 성발라의 자세를 답습하겠다 다짐해 본다. 그래 지금 이것저것 투두 리스트가 많은 것이 하릴없이 날 방치해 두는 것보다야 의미 있겠지 하면서..




차라리 잘됐어


와.. 이게 벌써 5년이나 되었다니


최근 주변인들에게 호기롭게 '우리 사이드 할까요?' 제안했다가 전체 회의 한 번 하고 말 그대로 유야무야 되었다. 각자의 먹고사니즘만큼 중요한 것도 없거니와 각자가 갖는 텐션과 톤 앤 매너도 미묘하게 달랐기에.. 매우 허탈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래. 혼자 사브작 사브작 해보는 거지. "쉘 위?"는 그다음이고. 하다 보면 돈은 안 되는데 재미있는 것, 돈이 되니까 재미 없었는데 재미가 생긴 것, 이거 굳이 지금 해야 할까 등등 판결이 나오겠지.


책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느낌과 인용구 하나 적고 필자 본인의 단상 위주로 풀어낸 세 번째 B급 북리뷰도 여기서 끝.


p.s - '뭐야. 나는 책 얘기가 더 자세하게 듣고 싶은 걸?' 하는 분들은 이 영상을 보는 것을 추천. 저도 이 분 유튭 보고 보게 된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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