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상의 모든 믿음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뒤늦게 천만 영화 '파묘'를 봤습니다

귀신 나오는 오컬트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나름 의미 있는 구성으로 제겐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차 한 잔을 마시며 세상은 믿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 믿음 안에 귀신도 존재하고, 주술도 존재하고,

하느님도 존재하고, 부처님도 존재합니다.

그렇게 세상은 각자의 믿음 안에서 각자의 세상으로 그려지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귀신을 믿는 이에겐 세상에 귀신이 존재하고, 하느님을 믿는 이에겐 하느님이, 부처님을 믿는 이에겐 부처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있다고 믿으면 있는 것이고 없다고 믿으면 없는 것입니다.

과학적인 기반의 우주조차 과학자들의 '가설'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되듯이 말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각자의 믿음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세상의 어느 구성 물질이 허튼 게 없듯, 세상도 모든 소중한 믿음들로 이루어집니다.

자유와 정의를 보는 각자의 믿음,

진보와 보수를 보는 각자의 믿음,

삶의 가치와 행복에 대한 각자의 믿음으로 이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때론 어느 믿음이 허황되거나 사이비 같을지라도 그것을 믿는 자의 몫일 겁니다.

각자의 믿음이 만들어낸 '자유의지'이지요.

다만 함께하는 세상의 관점에서 보면 그 믿음의 책임도 온전히 각자의 몫이어야 하지요.

자신의 믿음의 오류는 자신이 책임을 지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믿음은 한 사람의 우주입니다.

내 우주가 내 믿음 안에 존재하듯, 다른 이의 믿음을 부정하는 건 그의 세상을 부정하는 일이 되겠지요.

자신의 믿음이 소중한 만큼 다른 이의 믿음도 소중한 이유입니다.


영화 한 편을 보고 세상속의 인간의 믿음을 다시 한번생각해 보는 오늘입니다.

모든 신들이 함께 어울리고, 모든 믿음과 모든 신앙과 모든 이데올로기가 서로 어울리며 함께 살아가는 평화로운 곳이 어느 우주에는 존재하길 소망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이전 16화익어가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