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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遯의 시간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봄이라 생각해서

실내에있던 식물을 밖으로 내놨습니다.

봄을 맞이하는 의식처럼

물도 흠뻑 주고 바람도 쐬어줍니다

그렇게 봄을 기다립니다.


뜬금없는 세상 이야기에

속이 답답합니다.

세월을 읽어보려 괘를 펴봅니다.

둔 遯이 보입니다.

멧돼지가 도망 다니는 형국입니다.

도망 다니기도 하고 쫓겨나기도 하는 모습입니다.


봄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꽃샘추위도 또 옵니다.

아직은 스산한 바람이 등덜미를 지나가기도 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일도

이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봄은 옵니다

속은 뒤집어져도

마음은 지쳐도

봄은 옵니다

생명은 싹틉니다.


모든 이들의 평온한 마음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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