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쥔 똥광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요즘도 고스톱이란 게임을 자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화투 게임을 잘 몰라 판에도 잘 못 끼곤 합니다

간혹 끼워줘서 치다 보면 뭐가 뭔지도 모르고 짝만 맞춰옵니다.

들은 풍월은 있어 광이 좋다 하니 똥광이라도 손에 들어오면 짝이 나올 때까지 손에 쥐고 놓지를 않습니다.

판이 끝나면 옆 사람들이 끌탕을 합니다.

'그거 뭐 좋다고 손에 꽉 쥐고 있냐'라며 말이지요.

그러게요

광으로 점수가 나려면 손에 쥔 똥광이 필요하지만,

껍데기라도 점수 내기 위해 필요할 때는 과감히 버려야 하는데 말이지요

그걸 모르니 초짜인 게지요.


세상살이도 그런가 봅니다

세월을 그리 보냈는데도

아직도 똥광인가보다하고

마음속에 꼭 쥐고 있는 미련도 있습니다.

이젠 쓸모도 없어진 사연들을

중요한 패라 꽉 쥐고 있기도 합니다.

인생을 이리 살았어도 아직 초짜인가 봅니다

그러니 여전히 미련에 헛손질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여전히 욕심에 헛발질하기도 합니다


촉촉한 봄비에 젖은 아침,

아직도 내 손에 똥광 한 장 꽉 쥐고 있는 게 아닐까

손바닥을 들여다봅니다

내 마음 구석 어디에, 아직도 미련의 똥광 하나

넣어두고 있지는 않나 들여다봅니다.

행여 빛바랜 똥광 한 장 있거든,

이제는 미련 없이 훌쩍 버려내는 오늘이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비워진 마음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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