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달글이


글을 마친다. 내 안의 가장 깊은 서랍을 열어,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기억들을 세상에 꺼내놓는 일은 생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이 글을 쓰는 내내 나는 수없이 과거의 나를 만났다. 복도 끝에서 잔뜩 움츠러든 채 걷던 나, 화장실 거울 앞에서 소리 없이 울던 나,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내 탓이라며 스스로를 몰아세우던 나. 그 위태롭던 시간들을 다시 통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모든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불안하게 흔들렸지만, 끝내 부서지지는 않았던 그 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음을.


얼마 전, 우연히 타조부장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욕심이 만든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한다. 한때는 그토록 미웠던 사람이었지만, 막상 그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복잡했다. 통쾌함보다는 씁쓸함이 더 컸다. 어쩌면 그녀 역시, 회사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던 또 다른 불안한 영혼은 아니었을까. 물론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이제는 그녀를 향한 미움마저도 희미해졌다. 그녀는 더 이상 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그저 지나간 과거의 한 페이지일 뿐이다.


이 글을 시작한 것은, 나와 비슷한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손전등이라도 비춰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고 있다면, 그래서 세상에 오직 당신 혼자인 것만 같은 외로움에 떨고 있다면, 부디 이 말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 무게에 짓눌려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괜찮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고, 넘어져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려는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다. 나를 부서뜨리려는 세상의 모든 소음 앞에서, 기꺼이 나 자신을 지켜내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이 글이 당신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불안한 세상 속에서, 우리 모두는 불안하게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기억하자.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부서지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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