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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영업인가 볼펜영업인가

가격표가 없는 제품은 싸구려이거나 고급이다

저녁시간에 TV를 보면 맛집이 방영된다. 그중에서도 상상보다 훨씬 저렴한 맛집이 소개되곤 한다. "이 가격으로 팔아도 남나요?"라는 질문에 그만큼 많이 팔아야 한다고 대답한다. 박리다매가 전략인 셈이다. 또하나의 비결은 많이 파는 만큼 많이 사오니 구매원가를 절감하여 이익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영업을 하면서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 중 하나가 가격 책정이다. 도대체 얼마를 불러야 할까. 고객과 밀당 끝에 최종 견적이 나가지만 가격으로 자주 놓치게 되어 조금 더 싸게 불렀어야 했는가를 되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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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에서 가격표가 없는 상품에 대해서 "얼마에요?"를 묻고 얼마라고 대답하면 그대로 주고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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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표가 없는 제품에 대해서 주부들은 100% 깎아서 산다. 상인도 처음에 부른 가격으로 팔 생각도 없다. 손글씨로 쓰여진 가격표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일까. 많은 주부들은 에누리를 시도하고 성공한다. 그러나 인쇄된 가격표에는 에누리 시도를 덜하게 되고 상인은 본인이 원하는 가격으로 판매한다. 물론 인쇄된 가격이 품질 대비 경쟁력이 있을 때이다.


우리가 파는 물건이 어떤 가격표를 붙여야 하는가


만년필과 볼펜으로 생각해보자. 만년필은 매번 잉크를 찍어서 써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고안되었다. 펜 뒤에 잉크를 담아 쓰는 만큼 흘러내리게 만든 것이다. 만년필은 펜을 고급 금속으로 만드는 등 고급화하였다. 한때 입학/졸업 선물로 만년필은 인기 품목이었다. 잉크를 채우는 불편과 종종 새어나오는 잉크로 손과 노트를 더럽히는 것이 단점이었다.


펜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방법은 펜의 끝에 볼을 달아 잉크가 나오는 용량을 조절하게 만들고, 수성잉크 대신에 유성잉크를 쓰게 한 볼펜(Ball Point Pen)이다. 볼펜은 만년필과 다르게 아주 값싸게 대량생산되었다.


만년필 영업은 고객과의 밀당이 필요하다.


만년필은 일상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펜이 아니다. 마치 여성이 고급 브랜드의 백을 하나 정도는 갖고 싶어하는 것처럼 만년필을 선호하는 고객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함이 아니다. 여성이 고가의 백을 사는 것은 제품에 대한 가치를 가격으로 주기 때문이다. 만년필 역시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으로 가치가 결정된다. 고객은 높은 가격을 사면서 비싸게 샀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좋은 만년필을 소장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파는 제품이 만년필이라면 가격표를 붙이지 말아보자. 고객과의 밀당을 즐기는 것이 오히려 영업전략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볼펜은 가격표를 붙여 놓아야 한다. 그것도 인쇄된 가격표로 고객과의 밀당 자체를 제거해서 영업프로세스를 간소화하여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성공전략이다.


내가 파는 제품이 만년필인지 볼펜인지 생각하고  가격표를 어떻게 붙일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자. 그리고 고객과의 밀당을 영업의 즐거움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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