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헬퍼 서대규 대표
1. 빅모빌리티의 '트럭헬퍼' 서비스 취재를 통해 만난 서대규 대표는 일을 참 즐겁게 한다는 느낌을 줬다. 14년 동안 한국타이어 한 곳에서만 일한 뒤 창업에 나섰다는 그는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나, 독립해 나온 밖에서나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라 짐작된다.
2. 한국타이어 스웨덴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그는 5년 넘는 해외 파견 생활을 마무리한 뒤 국내로 돌아와 사내 처음 만들어진 '신사업기획팀'을 담당했다. 이 팀에서 경영진들과 직접 소통하며 만든 사업 모델이 지금의 트럭헬퍼이며, 지금은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독립을 마친 상태다. 안팎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3. 그는 스웨덴 주재원으로 있으면서 집필 활동을 병행했다.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동료들을 모아, 본인 포함 동료들의 생활방식을 텍스트 형식으로 소개하는 책을 출간했다. 여러 동료들이 공동 집필자가 됐으며, 국내에 모여 북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고. 그 외에도 창업 전까지 사내외 강사로 꾸준히 활동해 왔으며, 지금도 대외활동에 열려있다.
4. 서 대표는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IT, 플랫폼, 솔루션 같은 표현은 일체 쓰지 않았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중개 서비스'라고 말했는데, 대화 중 오히려 내가 중개 플랫폼이란 표현을 쓰니 이를 정정해 줬다. 플랫폼이 아니라고. 유휴 부지를 직접 주차장으로 개발한 뒤 이를 화물차주들에게 연결해 주기에 플랫폼이라 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신선했다.
5. 서 대표는 화물차 주차장 사업에 있어 가능성은 봤으나,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고 한다. 하여 당시 직접 주차장 사업을 운영하면서 여러 대기업 주차사업의 고문으로 있던 김영덕 빅모빌리티 영업이사에게 자문을 구했고, 그가 '되는 사업'이라 말해줘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후 외부 투자를 확정 지은 뒤 서 대표가 김 이사에게 다시 전화했을 때 김 이사는 "저 필요하셔서 연락하셨죠? 합류하겠습니다"라고 선수 쳤다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6. 화물차주들이 주차 문제로 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 나도 잘 알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친해진 차주들은 물론이고, 지방에서 레미콘 기사로 일하는 절친은 이 문제로 법적 다툼까지 갔었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어느 하나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빅모빌리티가 그 실마리를 찾았다. 이에 지자체 등은 빅모빌리티의 사업 확장에 도움을 주면 줬지 최소 딴지를 걸지 않는 모양이다. 오히려 서 대표가 개발공사 등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기도 했다. 무관심했던 영역에 패러다임의 변화가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7.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 대표의 사업은 참 재밌겠다 싶었다. 화물차주, 땅주인, 지자체 등 거의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서비스인 데다, 서 대표의 고향인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주차, 정비, 각종 차량용품 등 여러 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특히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해 투자금을 말 그대로 사업 확장과 투자에만 오롯이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한다. 빅모빌리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새 시장을 열어젖힐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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