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육아휴직 중인데 뭐라도 새로운 것을 해야겠다는 강박이 들었다. 마침 지인이 새로 장비를 세팅하면서 쓰던 것을 준다고 해서 라켓이 생겼다.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낸 사이에 테니스 수업을 등록했다. 집 근처에 실내 테니스장이 있는 덕에 가능했다.
스포츠 취재를 했던 터라 테니스에도 관심은 많았지만 막상 실제 라켓을 쥐고 공을 쳐본 건 처음이었다. 공 맞추는 타이밍은 잘 해냈는데 스윙하는 폼이 영 어설펐다. 지난 3주 간 아이와 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나마 짬이 날 때 몇천보 걷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걷거나 뛸 때는 쾌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데 반해 테니스처럼 공을 때리는 구기종목을 할 땐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
다음날 얼마나 알이 배기거나 쑤실지는 모르겠지만 보람된 하루였다. 일주일 한 번 한 시간 정도 투자로 아이를 건강하게 돌보는 계기로 삼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