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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Jun 17. 2024

그만두는 것에 관한 이야기

타이탄의 도구들 후기 1


요 며칠 책을 더 열심히 읽는다. 모든 책은 글을 쓰는 사람이 가장 성공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글을 쓴다. 내가 가장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읽고 쓰고 듣는다. 



책을 읽는 것에 대해 항상 어려움이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책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책을 멀리했다. 하지만,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을 가까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강제로 휴대폰을 끄고 한 시간짜리 노래를 튼다. 그 노래가 끝날 때까지 책을 읽는다. 이렇게 5일이 지나니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책을 읽는 것이 점차 쉬워졌다. 



글을 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딱딱한 문장 밖에 쓰지 못했다. 그럼에도 계속 썼다. 보상을 위해서, 이기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썼다.



최근 읽은 책들은 모두 글쓰기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매일매일 글을 쓰는 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읽는 동안에도, 에이 그 정도쯤이야 글쓰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자신 있어 하는 거잖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나도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매번 노트북 앞에 앉으면,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또,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써야 하는 글에서 오는 차이를 무시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좋은 글쓰기를 위하여 이 챌린지를 혼자 시작한다. 



세계적인 여행작가가 된 피코 아이어는 ‘그만두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뭔가가 당신을 수긍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뭔가에 수긍할 수 없어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불평불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선택이고 인생 여정의 종착역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걸음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그만둔다는 것은 꿈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름다운 선회다.”  타이탄의 도구들 중 p.159



오늘은 타이탄의 도구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가져왔다. '그만두는 것'. 쉽지 않은 선택이자, 꼭 해야만 하는 선택. 아직도 나는 퇴사를 선언했던 때를 잊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서도 여러 번 시뮬레이션한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했을까. 후회나 미련 같은 감정은 아니다. 그저 내 선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고민한다. 바른 선택이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고, 틀린 선택이었다면, 그 변명이 무엇이었을지. 



책에서는 말한다. 그만두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뜻이라고. 내가 수긍할 수 없어서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고. 내가 당시 수긍을 할 수 없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곱씹는다. 



그만둔다는 것은 꿈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름다운 선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록 그때 내가 회사에 남아 있었더라고 하더라도, 큰 발전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배우는 점이 있겠지만, 그것들 이전에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좋은 점들은 보이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매 순간 생각했다. 사회생활은 원래 그렇게 배우는 게 맞는지. 왜 직장 상사들은 무조건 혼을 내면서 일을 가르치는지. 걸음의 속도, 눈 깜빡임까지 지적을 하는지. 



그래서 난 나의 방향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기 싫은 것은 무조건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도덕과 재미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직장 생활을 그만두는 것. 그것이 훈장이나 자랑거리가 되도록 포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가 더 명확해졌다. 그 방향과 목표가, 내가 지금 글을 쓰는 이유다.



그러니 그만두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라. 당시엔 내가 무언가 엄청나게 큰 잘못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 선택을 통해 난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얻기도 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전혀 다른 것들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 



전세계의 여러 타이탄들이 해 주는 말에 귀 기울여라. 그 안엔 반드시 자유로워질 방법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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