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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그모어 Jan 26. 2024

ROCKY MOUNTAIN FEATHERBED

옷은 소모품이라는 전제를 동봉해 드립니다.

돌이켜보면 20대 때 옷에 많이 집착했던 것 같아요. 리바이스 청바지를 라인별로 모았던 적도 있었고, MLB모자를 구단마다 모았던 적도 있었고, 라코스테 피케 셔츠를 색깔별로 모은 적도 있었어요.


군대 다녀와서는 이런 것들이 모두 유행이 지나버리자 ‘그래, 역시 무지가 짱짱맨이다’ 여기며 심플하고 가성비 좋은 유니클로에 빠지기도 했죠. 그러다가 누군가 유니클로로 덕지덕지 발라진 제 모습을 보고 ”옷 입는 모습이 재미없다” 표현하여 그때부터는 무신사라는 온라인스토어에 기웃거리기 시작한 것 같아요.(그때만 해도 무신사는 신선한 신생 스토어였으니까요)



게다가 저는 옷장 정리에도 집착했습니다. 색깔별로 잘 개어진 의류 매장에 가면 ‘이게 내 옷장이면 좋겠다’ 생각했죠. 옷을 잘 개어 보관하는 것이 저에게 굉장히 주요한 이슈였습니다. 부모님과 살지만 항상 제 옷은 제가 개었어요. 옷마다 저만의 보관 방식이 있었거든요.



이렇게 옷에 집착하다 보니 옷을 무척이나 아끼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큰맘 먹고 좋은 옷을 사게 되면, 그 옷은 정말 좋은 날에만 입고자 했죠. 가령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나 황사가 있는 날엔 착용을 피했어요.



식당가는 것도 예민했어요. 가급적 냄새가 덜 나는 식당을 가고 싶어 했고, 옷에 짬뽕 국물이라도 튄다면 남은 짬뽕을 먹기보다 얼른 화장실에 가서 튀긴 자국에 물비누를 발라 초도(?) 조치하는 데에 시간을 보냈습니다. 왜냐면 오염이나 사용 흔적이 생겨버리면 그 옷에 대한 애정이 식기 마련이었거든요.


그러나. 그렇게 아끼느라 잘 입지도 않았던 옷들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 맞아요. 다 제 중고매물 플랫폼 계정 판매내역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낸 것이죠. 물론 구매했던 금액의 일부는 회수했지만, 사실 옷이란 건.. 입으려고 사는 것이잖아요?

저와 같은 분이 있다면 좋은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처음부터 세컨핸드를 사는 것입니다. 오염이 있고 사용감 있는 제품을요. 옷은 낡는 소모품이라는 전제를 같이 구매하는 겁니다. 그러면 신경 쓰지 않으며 휘뚜루마뚜루 막 전투적으로 입을 수 있죠. 그 옷을 입고 사랑하는 이와 짬뽕을 먹다 튀든, 커피를 마시다가 쏟든, 공부나 업무를 하다가 볼펜 자국이 남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저는 이런 면이 좋아 세컨핸드와 빈티지 제품을 좋아합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세컨핸드와 빈티지를 사랑하는 가장 중요한 면 하나를 빼먹었네요. 바로 가격적인 메리트. 가령 이 록키미운틴페더 패딩 베스트만 해도 그렇습니다. 보통 60~70만 원 하는 이 아우터를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태그모어에서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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