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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릴 Nov 26. 2022

잘못일까? 피해일까?

카카오는 왜 비판을 받을까



지난 10월 15일. 오후 4시 즈음이었을까? 카톡 전송이 계속 실패하길래, 무슨 일이지 싶어 활동하던 오픈 채팅, 단톡방에 모두 메세지를 보냈다. 역시나 모두 실패였다. 연락이 되질 않으니 물을 사람이 없어 평소 잘 하지 않다가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때만 접속하는 트위터를 켰다. 역시나 실시간 트렌드 상단에는 '카카오 서버', '카카오 안됨','카카오 화재'등의 검색어가 떠있었다. 알고 보니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뿐만 아니라 카카오택시, 카카오맵, 카카오버스,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들이 먹통이었다.




카카오는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으로 시작하여 신규 서비스 런칭과 인수를 통해 점차 사업을 확장시켰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카카오는 많은 국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들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편인데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게 되었고, 그 불편함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멜론, 카카오웹툰 같은 '기간'과 연관이 있는 유료 결제자 대상으로 보상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카카오톡과 카카오메일 같은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상이 필요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서비스가 아닌 이상, 해당 서비스를 선택한 것은 이용자의 몫이었다. 나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고, 무료로 이용하는 대가는 광고나 데이터였다. 그런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시간 동안 대가로 지불하던 데이터 제공이나 광고 시청 또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부분도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무료 이용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일까?


해당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에 연결되어 있는 인프라들을 이용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시간 동안 생긴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점유율이 높은 서비스는 일종의 '공기업의 공공재'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인데, '공공재'에게 제공되는 혜택도 동일하게 제공되고 있었나?




내가 IT산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지만 IT기업은, 특히 몸집이 커진 IT기업은 국내에서 살아가기에 조금 어려운 환경인 것 같다. 아마 그 이유는 IT서비스가 주로 기존에 없던 시장, 아이템에서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완벽한 예시는 아니지만, 해당 상황이 식당에서 벌어졌다면 조금 더 관대해질 것 같다. 동생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가족들과 자주 가던 식당을 예약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일날 식당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보상을 요구하려고 할까? 식당 운영자의 집에 화재가 나서 문을 닫은 경우였다면? 오히려 걱정하고, 잘 수습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물론 단골 식당의 경우 좀 더 개인 간의 관계에 가깝지만... 그래서 완벽한 예시는 아니지만)




이번 상황을 보며 많은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었다. 물론 내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에, IT산업에 있었기 때문에 카카오에 더 이입하긴 했지만 이용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공급자와 이용자 모두의 입장을 생각해줬으면 한다. 특히 이번에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카카오도 꽤나 큰 '피해'를 입었으니까.








이 주제로 글을 쓸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글을 쓰기 위해 한번 더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고, 찾아보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글을 작성했다. 참고로 글을 쓰는 본인은 카카오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글의 내용은 주관적인 생각 99%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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