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이 애기 때 이야기
이제 제법 엉덩이를 딛고 앉아서 두발을 앞으로 지탱할 수 있다. 하루하루 발달 하는 게 느껴진다.
공방에 데리고 갔더니 일주일 만에 본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많이 컸다고 한다.
고소영처럼 코에 점이 있고 이쁘다고 난리다.'우리 고양이가 이쁘게 생겼나?"나는 고양이 생김새는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키우는 사람들은 아는가 보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셋째는 학원 갔다가 7시 30분에 집에 왔다.
마침 고양이 분유 줄 때가 되어서 셋째 방 침대 아래에 자리를 잡고 먹이고 있었다.
하루 스케줄이 힘들었던 셋째가 침대에 누워 내 뒤통수에 대고 잔소리 폭탄을 날린다.
"아. 젖병 각도를 높여야 분유가 잘 들어가지."
"아. 젖병 꼭지가 기도로 들어가지 않게 깊숙이 넣지 마."
"아. 그 자세는 별로야. (솰라솰라. 기타 등등. 어쩌고저쩌고.)"
거의 3초 간격으로 내 뒤통수에 대고 잔소리를 날린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 아. 엄마. 내가 먹이는 게 낫겠다."그런다.
나는 기분이 팍 상해서 고양이와 젖병을 내려놓고 나왔다.
아니 하루 종일 내가 잘 돌보고 어련히 알아서 잘하는데 저녁에 와서는 뭐가 맘에 안 든다고 그러니 나도 기분이 별로다.
하루 중 고양이를 제일 많이 돌보는 게 엄마인데 그런다.
나는 고양이를 데려오고 사춘기 아이와 사이가 좋아질 줄 알았는데 로망이었나 보다.
나중에 지새끼 낳아서 엄마한테 봐달라고 하면 절대 절대 안 봐줄 거다. 이렇게 잔소리할게 뻔하니 절대 안 봐줄 거다.
한 번은 자꾸 밤에 늦게 자고 학교도 지각하길래 잔소리를 했다.
"너 자꾸 그러면 고양이 원래 집으로 데려다준다."
이건 진담이 아니고 그냥 좀 잘하라는 얘기였다.
그랬더니.
"엄마 그건 아니지. 생명을 가지고 협박하면 안 되지. 내가 다른 협박은 듣겠는데 고양이 가지고 그러지 마."이런다.
순간 머쓱하고 창피하지만 자존심상 더 크게 목소리를 낸다.
"아. 알았어. 알았어. 근데 너 잘하라는 얘기잖아."
끝까지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나다.
다른 게 아니라 무뚝뚝한 셋째의 말투가 마뜩지 않다.
또 고양이를 처음 키우니 다른 사람들의 참견도 많다. 언제 이유식 해라. 목욕은 언제 시켜라. 분유 먹이는 방식, 소변 누이는 방식도 제각각, 다들 양육방식이 제각각이다.
나는 그냥 칠월이를 잘 관찰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가려한다. 어차피 평생 키우는 것은 나니까.
육아랑 똑같은 것 같다. 처음에 좌충우돌 이 방법 저 방법 따라 하다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나는 칠월이를 잘 관찰하고 그에 따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지나고 나니 아이들 키우는 것도 결국은 '관찰'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만의 중심을 찾아가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되도록 모르는 것은 동물병원 가서 물어보고, 주변의 의견은 단지 참고만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