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리스리 Feb 14. 2021

결혼식 한 달 만에 산부인과로 달려가다

첫 방문부터 진료비가 화끈하네 

올해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으며서 산부인과 의사선생님께 물어봤다.

"선생님, 난임도 여기서 해주시나요?"


여의사 선생님은 "일반 산부인과에서는 못 하고 여기 근처 한 군데 소개해줄게요"라며 

근처의 한 난임센터를 소개해주셨다. 


결혼식을 치른 바로 그 다음달부터 우리 부부를 난임을 전문으로 하는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첫번째 방문 : 11월 14일 

남편은 정액 검사를 나는 초음파를 받았다 


난임센터는 예약 전화에서부터  '손님이 엄청 바글바글할 것이다'란 인상을 주었다.

손님이 많아서 토요일에는 무조건 대기하셔야 해요.
이름은 넣어드리지만 오셔서 기다리셔야 해요

예약은 가능하지만 그 시간대에 와서 기다리는 게 필수라는 듯이 말하는 직원의 말에 '사람이 대체 얼마나 많길래'라는 의구심부터 들었다. 


토요일 오전에 간 병원은 생각보다 한산했고 "일종의 마케팅인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원이 강조했던 북적거림은 없었다. 


접수처에서 방문 목적과 마지막 생리일 등 간단한 상담을 한 후 의사선생님의 방으로 들어갔다.


난임센터를 방문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올해 35살인 내가 내년이면 의학적으로 난임으로 분류되는 36살이 되기에 그 전에 조금 더 확실한 방법으로 아기를 가지고 싶었다. 


2월 결혼식이 10월로 미뤄지면서 출산계획도 덩달아 늦어진 것도 이유였다. 대학동기는 2월에 결혼식으로 치르고 두 달 만에 애를 가졌는데, 나는 결혼도 임신도 늦어지는 게 너무 싫었다.   


나는 임신한 상태로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가는 것도 상관 없었기에 예비 남편에게 "피임하지 말자. A라인 드레스 입으면 거뜬 없대"라고 설득했지만, 남편은 "안 돼. 어떻게 임신한 상태로 식장에 들어가"라며 결사코 반대했다. 


우리 부부는 결혼식 두 달 전인 8월부터 피임을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임신이 뭐 그리 쉽게 되는 게 아니었다. 직장인이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사랑을 나누기란 생각보다 매우 힘들었다. 남편을 끌어안고 어떻고 해 볼 시간도 없이 잠만 자는 나날을 며칠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생리'날이 돌아왔다. 


여러가지를 묻는 의사 선생님에게 남편과 나는 이러한 배경을 설명하며 아기를 빨리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진료실 옆의 방으로 가서 초음파를 받고 나왔다) 


의사 선생님은 "적절한 때에 잘 왔다"며 초음파 검사 결과를 보니 난포가 커져 있기 때문에 오늘 집에 돌아가서 바로 관계 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분 어떻게 할래요? 검사를 오늘 할래요? 아님 다음에 할까요?"라고 물었다. 


오늘은 남편도 정액검사를 받기로 되어 있었기에 지금 병원에서 정액검사를 해 버리면 이따가 집에 가서 할 힘이(?) 없으니 우선 자연임신부터 해 보겠냐는 질문이었다. 


우리는 약간 고민을 하다가 이왕 온김에 모든 검사를 다 받기로 했다. 남편은 홀로 어떤 방에 들어가서 '정액검사'를 하고 나왔다. 의사 선생님은 또한 내가 다낭성낭소증후군 소견이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에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배란테스트기를 써도 맞추기가 쉽지 않으니 병원에서 지정해주는 날짜에 관계를 가지면 될 것이라 했다. 


의사선생님은 다음 번에 방문할 날짜를 지정해주었다. 


자 오늘 가서 관계를 해 보시고 생리가 있다.
 그러면 생리 이튿날에 오시면 됩니다

 

오 제발 생리가 없었으면.. 



치료비 : 나 98,900원 / 남편 71,400원 

총 17만 3백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