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리 작가의 초심을 선물합니다
저의 초심에는 작가님이 있어요
어느 밤, 저의 처음을 지켜봐 온 오랜 독자에게 받은 메시지를 기억합니다.
2016년 첫 에세이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를 출간하고, 이후로 계속 글을 써왔습니다. 그리고 2024년 첫 장편소설 <까멜리아 싸롱>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지금, 떨리는 이 마음을 저는 알고 있어요. 첫 책을 출간했던 그때의 첫 마음과 같거든요.
첫 에세이도, 첫 장편소설도 다른 공간이 아닌 제 브런치에 처음으로 연재했습니다. 9년 간 차곡차곡 쌓아온 작가의 발자취가 독자들의 마음 한가운데로 향하길 바라면서요. 제가 1년 간 집필하며 살다 온 <까멜리아 싸롱>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얽히고설킨 여덟 인연들의 기묘하고 뭉클한 이야기를 책에 담아 보내요.
10여 년간 작가로 일하며 휴먼다큐를 만들고 에세이를 쓰고 글쓰기 수업을 이끌었습니다. 아주 많은 사람을 만나 아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리고 그만큼의 인생사를 들었지요. 진짜 대화는 이력서 공란을 채우듯 소개하고 관계 맺는 것이 아니라, 마주하고 질문하고 대답하고 경청하고 공감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긴 시간을 들여 서로를 알아가는 일이라는 걸 경험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은, 대화를 나눠야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럼 만약에, 이승과 저승 사이 신비로운 공간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모여 마흔아홉 번의 밤을 함께 보낸다면.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긴긴밤을 지내며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그런 상상으로 이 소설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복고적이고 낭만적인 공간, 가상의 다방 ‘까멜리아 싸롱’의 겨울. 첫눈 내릴 때부터 동백꽃 필 때까지 웰컴 티타임, 심야 기담회, 성탄전야 음감회, 제야 송년회, 흑야 낭독회, 고요 조찬회, 설야 차담회, 월야 만찬회. 절기와 기념일들을 세며 여덟 번의 대화 모임을 열어야지. 나이도 성별도 성격도 생각도 모두 다른 여덟 사람이 모여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떠올렸어요. 겨울을 이기고 꽃이 피듯이 서서히 회복하는 밤들을 그려보았어요.
사람에게서 진정 읽고 싶은 건 그런 인생이거든.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쏟아지는 눈물 같은 마음이랄까. 누구에게나 말하고 싶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 때론 사실 아닌 진실이 될 몹시 뜨겁고도 강인한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네. 그런 눈물 같은 이야기들 후련히 쏟아내고 떠난다면, 우리 존재는 끝내 사라져 버린대도 아름답지 않을까. - <까멜리아 싸롱> 본문 중에서
이런 마음으로 쓴 저의 첫 소설을 어떻게 읽어주실까. 책을 펼쳐 ‘까멜리아 싸롱’에 찾아올 독자들이 궁금합니다. 조용히, 가만히, 자세히 밤하늘에 별을 헤아리듯이. 여러분의 인생을 헤아리고픈 마음을 담아, 저의 첫 소설 <까멜리아 싸롱>을 선물합니다.
저의 초심에는 여러분이 있어요
계속 읽어주시기에 계속 쓸 수 있어요. 오래도록 사람을 살게 하는 따뜻한 밥 같은 글들 열심히 지어볼게요. 오랜 독자님들, 언제나 고맙고 고맙습니다.
출간 이벤트로 ‘카카오톡 선물하기’ 한정판 친필사인본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선물가게 첫 번째 손님은 바로 작가인 저. 멀리 사는 엄마에게 책과 함께 메시지 카드를 선물했답니다.
청소년, 청년,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함께 읽어도 따뜻하게 울게 될 전체관람가 크리스마스 영화 같은 소설이에요. 안아주는 마음과 헤아리고픈 마음을 꾹꾹 담아 보냅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랑하고픈 사람에게 선물해 주세요. 날이 추워지니까 우리는 따뜻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