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배를 보이고 자는 모습은 반려인이라면 다 알겠지만, 이 공간과 상황이 정말 최고로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노령견, 특히 죽기 1년 전부터 뭉실이는 이렇게 배를 뒤집어 보이며 자는 모습을 절대 보여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몸에 근육이 모두 약해지고 네 다리에 힘이 없어서 뒤집어지면 다시 원래대로 혼자서 돌아오기 어려웠으니까.
아직은 뭉실이가 죽기 1년 전부터의 이야기를 쓰지 못하겠다. 여전히 너무 생생하고 불쌍하고 그립기 때문이다. 늙는다는 것은 살아있는 대부분의 생명체가 겪어야 하는 것이지만, 막상 그 늙음을 직접 옆에서 지켜보고 함께 하고 있으면 애정의 깊이만큼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나는 모처럼 느긋하고 평온한 휴일 낮에 강아지들이 낮잠 자는 모습을 보는 게 참 좋았다. 모처럼 집에서 같이 노는데 잠만 자냐고 일부러 심통이 나서 잠을 깨우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내 잠드는 강아지를 쓰다듬어주고 새근새근 편히 잠든 모습을 물끄러미 한참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진정행복한 것이 이런 것인가 싶은 순간이 나는 바로 우리 강아지들이 저렇게 배를 뒤집고 한껏 늘어져서 잠을 잘 때였다.
조용한 시간을 작은 숨소리만이 채워나가고 있었던 행복했던 한 때.
이제는 배를 어루만져줄 수도, 머리를 쓰다듬어줄 수도, 기습 뽀뽀를 할 수도 없다.
나도 모르게 사진을 쓰다듬고 있기만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