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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JORICA Mar 15. 2021

겨울이 가고 봄이 오길


كأنه يجلس في العراء
[카안후 야즐리스 필 아라-아]
그는 거지야


'거지' 

어린시절 한국문학작품을 읽으면 '거지'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거지', '거렁뱅이', '비렁뱅이' 같은 표현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기초생활수급비 지원과 같은 복지정책이 잘 자리잡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우아한 현대사회에 사용할 수 없는 단어인 탓도 있다.


한국어에서 '거지'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그는 길거리에 나앉았어', '그 사람 좀 힘들게 살아' 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랍에서도 가난, 거지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쓰기보단 은유적인 표현을 쓴다.


يجلس في العراء

그는 거리에 나앉았어

يجلس 앉다

في -에

العراء 열린공간


직역하면 '그는 열린공간에 앉아있다' 이지만 의역하면 '그는 길바닥에 나앉았다' 혹은 '그는 거지다' 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성냥팔이 소녀'의 한 구절에 보면

إنها تقيم مع أبويها في بيت أشبه بالعراء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길바닥과 다름없는 집에서 살고있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보통 아랍어를 처음 배울 때 فقير[파끼-르]가난한, 가난한 사람 이라는 단어를 배우지만 우리가 직접적으로 그는 거지야!, 그는 가난해!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처럼 좀 더 우아한(?) 표현으로 يجلس في العراء 라는 구절을 익혀두면 좋다.


추운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이 오고 있다. 누군가 인생의 겨울에서 힘겨웠다면 이제는 힘겨움을 디딤돌로 성장할 수 있는 봄을 맞이하길 함께 바란다. 

حظ سعيد

[하둔 사이-든]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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