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두고 꿀잠자는 소크라테스
오늘부터는 크리톤을 읽어보려고 한다
나는 이기백 번역본으로 읽고 있다.
주석과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크리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은 책이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 친구의 이름이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와 같은 동네에서 자란 동갑내기 절친이다.
대화를 들어보면 철학적으로 깊이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소크라테스가 죽을때까지 옆에서 지키는 듬직한 사람이다.
죽음의 순간까지 함께 할 친구가 있다는 것, 아마 큰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사형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280미터 떨어진 감옥에 갇혀 사형 집행일을 기다리고 있다.
그곳으로 친구 크리톤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크리톤은 사형 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가 초조한 얼굴이 아닌 편안한 얼굴로 깊은 잠을 자고 있는 모습에 차마 깨우지 못하고 그가 일어날 때 까지 기다리고 있다.
죽음 앞에서도 담대한 소크라테스 답지.
아테네에서는 형이 선고되면 보통 곧바로 집행이 이루어진다.
아테네를 구한 테세우스를 기리기 위해 해마다 델로스에 배를 보내 거대한 행사를 치르는 데, 사절단 배가 돌아올 때까지는 사형이 금지되었다.
이때가 바로 그 시기여서 소크라테스의 사형도 한 달 정도 뒤로 미루어졌다.
그런데 크리톤이 그 사절단 배가 곧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소크라테스를 만나러 감옥으로 온 것이다. 크리톤은 사형이 내일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놀랍게도 꿈에 나타난 여인이 예언했다고 하며 사형은 모레 집행 될 것이라고 말을 한다.
크리톤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부분은 크리톤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서 탈옥을 권유하는 부분이고
둘째 부분은 소크라테스가 법률을 의인화하여 대화를 하면서 왜 자신이 탈옥을 할 수 없는 지를 크리톤에게 설명하는 부분이다.
『크리톤』의 대화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소크라테스 변명』에서 보여 주었던 태도와는 다른 태도를 보아는 소크라테스다.
『소크라테스 변명』에서는 자신을 석방하더라도 신의 사명을 다해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는 ‘시민불복종’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크리톤에서는 탈옥하지 않고 아테네의 법에 따라 사형에 임하겠다는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마도 이 태도에서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추정을 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어디에서도 그런 말은 찾을 수가 없다.
이 부분은 후반부에서 이 문제를 한 번 더 다루기로 하려고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소리로 듣고 싶은 분은 아래로 오십시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