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키오스크>, 아네테 멜레세 글그림
올가의 키오스크가 뒤집혔을 때, 올가가 참 안타깝고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 뭉치도 평소보다 멀리 놓여 있어 들여놓는데 애를 먹고, 판매하는 과자를 도둑맞기도 하고, 심지어 자신의 전부이며 자신의 인생인 키오스크마저 뒤집어다니...
어쩌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하루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꼬이고 꼬인 하루라고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키오스크마저 뒤집어졌을 때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벌떡 일어나 키오스크를 들어 올리고, 이런 상황에서 산책을 하기로 마음을 먹다니!
산책을 하면서도 지나가던 개가 목줄로 올가를 칭칭 감기도 하고, 균형을 잃어 강물에 빠지기도 하고, 바다로까지 떠내려가지만 올가는 상황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었다.
올가는 어떻게 이런 상황들을 즐길 수 있었을까.
변화를 맞이하는 올가의 자세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에 의해서, 문화에 의해서, 지구환경에 의해서, 최근에는 코로나에 의해서 세상에 많은 것이 달려졌다.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과는 달라진다는 것이고, 변화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 변화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어떠할까?
우리는 늘 연속되는 변화를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유연하지 못하다.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인지, 부정적인 변화인지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도
변화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 때문에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물론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잠깐 동안은 편할 수도 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늘 같은 자리에 머물며 지루한 일상을 살아갈 것이고, 세상과는 점점 더 멀어져 가지 않을까.
올가가 뒤집힌 키오스크를 다시 세우고 다시 장사를 시작했다면, 올가를 칭칭 감는 목줄을 빼서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면, 강물에서 빨리 빠져나와 자리로 돌아갔다면 올가의 본래의 일상을 되찾아 잠깐은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말이라면 이런 <키오스크>란 이름으로 멋진 그림책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키오스크>라는 그림책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유는 변화를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올가처럼 세상의 다양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고, 가슴속 간직했던 나만의 꿈도 변화 속에서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