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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노 UX Apr 24. 2021

문구 하나로 사용성 높이기 (4)_우려와 의심의 해소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마케팅 정보 수신동 등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동의를 많이 받으면 좋은 정보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왠지 찝찝하고 걱정되기도 하는 부분이죠.


1) 사용자의 걱정을 더하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 사례와, 2) 이와는 반대로 자연스럽게 동의를 유도하는 좋은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마트

- 좋은 서비스가 개인정보 동의 때문에 묻히는 사례  



최근 이마트 앱이 개편되면서 변화가 많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앱이 심플해졌고, 포인트 적립 뿐 아니라 다양한 부가 서비스 들을 통해 "이마트에 장보러 갈 때 함께하면 좋은 앱" 으로 컨셉을 잡은 듯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자동 주차정산 서비스]가 특히 인상적이였는데요,   



1) 차량번호를 미리 등록하면

→ 이마트에서 결제시 주차요금이 자동으로 정산되고,



2) 매장에 주차하고 나면, 지금까지 주차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알려줍니다.  


사소하지만, 차를 가지고 장보러 갔을 때 사용자가 겪는 불편함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 들이죠. 쇼핑에 편의를 더하면서, 수시로 앱에 접속을 유도할 수도 있는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정보 수집 동의 절차에서 망설이게 된 이유


그런데, 좋은 서비스지만 서비스 가입 절차에서는 잠시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바로 "개인정보 수집 동의" 때문이에요.



우선, 동의사항 제목을 보죠.  "신세계포인트 맞춤 혜택 부가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주차정산 등록하는데 갑자기 왜 '신세계포인트' 관련 동의를 받는거지?  

2) 맞춤 혜택 안내? 광고 알림 엄청 보내는거 아냐?


여기서부터 의아 했는데,  '내용 보기'를 통해 안내문을 보니 또다시 의문사항이 생기더군요.



" '클럽 회원' 은 또 뭐고, 자녀 생년월일/ 자녀 성별 수집은 또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맘키즈클럽이라는 곳을 가입 할 때 필요한 것 같기는 한데, 왠지 이것저것 개인정보를 털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주차 자동정산 서비스만 놓고 보면, 수집해가는 정보는 '차량 번호' 정보 밖에 없습니다. 차량 번호를 등록해야 정산을 해줄테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죠.


그런데, 1) 보 수집 관련 영역이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끔 너무 크다보니(과도한 친절함) '정보 수집' 이라는 행위에 너무 집중되기도 하고, 2) 그 내용도 엄숙/진지한데다가, 3) 해당 서비스와는 상관없는 정보 수집 내용까지 들어가있으니  "실제 내용보다 더 과장되게" 유저에게 다가오는 겁니다.

 

이마트의 기존 안내문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①번 문구수정을 통해 → 이마트 주차정산을 등록하는데 왜 '신세계포인트' 동의를 받는지 설명해주고


②번 문구 추가를 통해 → 왜 '클럽회원' 에 대한 정보 수집 동의가 여기에 있는지에 대해 안내,  


마지막으로 ③번 문구를 통해 → 이 동의에 해당하는 정보는 '차량번호 뿐이라는 점' 을 명확히 하려는 수정 내용입니다.  



토스

-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치에 집중해서, 자연스럽게 동의를 유도하는 사례  



개인정보 수집이 왜 필요한지?

동의하면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에 대한 안내가 필요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달가워 하는 유저는 없을 겁니다.  "내 정보가 다른 곳에 쓰이지는 않을지?", "귀찮게 스팸문자 오는건 아닌지?" 하는 '근본적인 불확실성' 을 가지게 되죠.


그래서 이런 불확실성을 없애주기 위해서는


1) 왜 정보 수집이 필요한지? (어디에 쓰이는건지)

2) 그래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를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치(혜택)에 집중하게 해서 → 자연스럽게 동의를 유도 " 하는게 가장 좋겠죠



토스는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저의 행동을 유도' 하는 데에 정말 능숙한 것 같습니다. 위 사례를 보면 '머니 알림' 이라는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결국 '마케팅 푸시 알림'을 많이 보내겠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 '머니 알림' 이 뭔지?" , "그래서 이걸 동의하면 뭐가 좋은지?" 에만 대부분의 내용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소 꼼수 같기도 하고, 상술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고객에게도 필요한 정보를 잘 알리면서 동의율도 높일 수 있다면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낳는 성공한 결과인거죠.   

 


다음은 토스 증권에 가입하기 위한, '약관 동의' 절차입니다. "개인 정보 수집/제공 동의" 라는 무서운(?) 제목이 아니라 "쉽고 빠르게 다양한 정보를 받아보세요" 라는  '사용자 혜택' 을 우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전부 필수로 동의해야 하는 약관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선택해서 체크하도록 하지 않고 "약관 동의하고 추가하기" 라는 버튼명을 사용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머지포인트

- 친절한 직원이 얘기해주는 것 같은 표현이 인상적인 사례




'머지포인트' 서비스는 친절한 언어 사용이 인상적입니다. 우선, '마케팅 알림' 을 "커뮤니케이션 수단" 이라고 표현하는 점이 독특합니다. 유저를 귀찮게 하는 '스팸 안내'가 아니라, 꼭 필요한 좋은 혜택을 안내해주는 커뮤니케이션 이라고 표현하니 거부감이 한결 적어지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앱 내 브랜드 오픈 및 혜택 안내' 를 위해서만 사용할 것이고(수집 목적), 동의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혜택 안내를 받지 못할 수 있다(제공하는 가치)는 점을 들어 동의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어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례였습니다.    




지금까지 개인정보 수집 및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를 받는 사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사용자가 우려와 걱정을 가지게 되는 절차인 만큼,  '불확실성을 해소 해 줄 수 있는 문구의 사용' 이 특히나 중요한 프로세스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우려를 해소시키고, 서비스에 대한 신뢰까지 더할 수 있는 좋은 문구를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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