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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렌 Mar 20. 2022

네게 전하지 못할 것들

시들어가는 마음

입맛이 없다는말이 무슨 뜻인지 근래 알았다.

아마 너를 만나고부터 나의 식욕이 바닥을 치고있을거다.


어릴적 엄마가 기분이 안좋으면 식사를 하시지 않던 모습에 기분이 좋지않을때는 배고픔이 없는건가라며 신기해했는데 그게아니더라.


아무리 맛있는걸 내 앞에 가져다 주어도 입에 넣으면 단맛인지 짠맛인지만 간신히 느낄 수있었다.


한참을 씹다 삼킨 음식은 내가 무엇을 먹고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게 떫고 썼다.


너를 만나고 수없이 많은 고민과 걱정거리가 나를 뒤덮어 멀쩡히 식사를 했던 날이 굉장히 까마득하다.


오늘은 네 연락이 적어서, 어제는 네가 나를 좋아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라서, 그제는 나를 더 알려주면 줄 수록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어서. 또 그 전날은 무엇에 그리 걱정이었는지 모를것들이 수루둑 빽빽하게 쌓여갔다.


하루 온종일 네 메세지에 신경을 썼다.


혹여 전화라도 올까, 문자 한통이라도 놓칠까 단 한번도 소리음으로 해둔 적없는 휴대폰 볼륨을 켜올리며 하루온종일 네 생각을 해댔다.


매일같이 아프고 다치는 너를 보면 속상해서 오늘도 아프지는 않을까, 다치지는 않았을까, 약은 잘 챙겼을까, 식사는 제대로 했을까.


온통 너의 걱정으로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시도때도없이 떠오르는데 그와중에도 나는 우리의 관계에 대한 확신이 없어 머뭇거리는게 답답하고 힘들다.


헤어지면 어쩌지, 네가 내게 질리면 어쩌지라는 불안감도 늘 가슴 속에 품어사는데 이렇게 살다 언젠간 네게 질식해 죽을 것같다.


그래도 좋다고, 내가 죽어도 좋으니 네가 더 많은 사랑을 주길 원한다고 생각하는 스스로가 얼마나 한심한지 너를 모르겠지.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한번만 더 말해주라.


내게 조금만 더 큰 확신을 심어주라.


짧은기간동안 이렇게 빨리 사랑해본 적이 없는 내가 너를 좋아하고있다.


그 마음이 점점 커질때마다 언젠가 다가올 결과에 눈물흘릴 내가 눈앞에 훤해서 심장이 수만갈래로 찢겨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늘도 제대로된 식사는 하지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있지, 한번만 물어봐주라.


점심은 내가 무엇을 먹는지 이야기했으니 저녁은 먹었는지, 제대로 밥은 먹고다니는지, 입맛은 왜 없는지.


너를 사랑할 수록 말라가는 내게 물한방울만 넘겨주라.


많은 사랑을 바라지않으니 더이상 나를 좋아하지않는다는 말만 내뱉지 말아주길 간절히 바란다.


사랑해. 예전도 지금도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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