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rina 임아영 Dec 27. 2021

드라마 홍보를 더 힘들게 만들었던 순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질 때 마다 사주를 찾았다는 웃픈 사실

당신의 2021년은 어땠는가?


제목에서 보았겠지만, 필자는 사실 이런 2021년을 기대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황당함의 연속"이었던 2021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드라마 홍보를 갑자기 맡게 되서 황당했던 것이 아니다. 황당함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 올해 드라마 홍보를 하면서 다양한 빌런을 많이 마주해서 황당했었다. 빌런이 아닌 줄 알았던 사람이 또 다른 빌런임을 확인했을 때 느꼈던 황당함. "도망쳐야해"라고 얼마나 많이 마음속으로 외쳤는지 모른다.


사실 드라마 홍보를 진행한 2021년이 필자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하나라고는   없다. 내가 감당할 없는 큰일이 ! 하고 터진 것이 아니라, 잔잔하게 빌런들이 교묘히 매일매일 필자의 신경을 건들였기 때문사실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왕 맡은 드라마. 내가 맡은 것인데. 드라마의 최종 퀄리티가 어찌되었내가 홍보하는데, 어찌 빌런들을 무시하고 '마이웨이 PR' 하겠는가. 알다시피 홍보는 사람과 사람이 같이 하는 일이다. 마이웨이를 하다보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있으니  또한 어떻게든 빌런들의 무리 속에서 어떻게든 부딪치고 싸우고 부서지고  버티면서.. 버티고  버텼다. ''단단함과 강함' 키우며 드라마 홍보를 했었다' 추억하고 싶어 - 라고 쓰고 포장하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여담이지만, 드라마 홍보를 떠나 '빌런이 가면 새로운 빌런이 온다'는 말을 체험한 2021년.

브런치에 글을 쓸 소재들이 마꾸 쏟아져나온 2021년.


필자의 2021년이 궁금하지 않는가? 빌런들의 향연으로  앞에서 빌런들이 븅딱같은 짓을 하거나 유치한 , 조직생활에 적합하지 않은 짓을  때마다 덕분에 브런치에   었다. 소재를 제공한 빌런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덕분에 많은 구독자를 만들  있었던 영감의  자체였던 2021. 드라마 홍보를 준비하면서 나의 2021년을 장식해준 빌런 best 3 어서 만나러 가보자.


**제얼굴에 침뱉기라고 말한다면 할말 없다. 하지만, 번아웃되어 약을 먹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필자에게 수고했다는 말도, 고생했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팀원들만 고생한 것을 알아주고 고생했다 말해주고, 묵묵히 필자의 일을 함께 해주고 돌봐주었다. 2명의 SH님들께 감사한 마음 뿐이다.


바로 시작하자.




CASE 1. 인맥으로 능력발휘 했다가 

  다친 빌런1

(인맥보다는 정직한 능력으로 이겨서 기분 좋았다.)


면접때부터 분위기는 수상했다. 신호가 있었다. "왜 저런 쓸데없는 질문을 나한테 하지?"하며 면접이라 사리분별이 안되었다.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알았다. 면접 때 그 질문들은 압박면접이 아니라 정말 나에게 "도망가라!"라고 말했던 신호였음을.


강약약강의 전형적인 사람. 윗 사람에게는 과한 의전과 위함으로 아랫사람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으며, 아랫사람이 본인의 체면을 세워주는 퍼포먼스를 냈을 때에도, 충분히 칭찬할 만한 상황에서도 단 한 번도 실무자에게 고생했다. 잘 했다. 이런 말 하지 않았던 사람. 그 사람이 드라마의 총 책임자로 함께 일하게 되었다.


남의 팀에게는 젠틀하고 자기  사람들은 조지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정말 드라마 홍보로 긴밀하게 엮이다 보니 예의없이  넘는 말과 행동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권을 읽고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서 일을 하던 사람.


자신이 컨트롤 가능해보이는 일을 맡은 실무자를 본격적으로 가스라이팅 하고, "어서 보도자료나 내놓으세요"라며 다그치던 사람. 실무자가  보도자료가   자료인지 아닌지   없으니 아는 기자에게 전화해 " 보도자료  쓴거니?"하며 내부의 일을 외부로 누설시키고 평가 기준도 자신이 못정하는 사람.


인맥으로 보도자료  것이 고까워서 나는  힘으로 스스로 해내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연예부 기자단에 뿌리는 보도자료를 variation하여 기술을 강조한 앵글로 IT/중기벤처/스포츠 쪽에다가 기사를 내겠다고 했고,  결과 인맥을 동원한 그가 커버한 보도자료보다 내가  힘으로 배포한 보도자료가 2  많이 났었다.


이겨서 기뻤냐고? 기뻤다.

안다. 인맥도 능력이라는  안다. 하지만  그렇게 일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을 이용할 줄만 아는 사람에게 지기 싫었고 그가 큰 소리 빵빵 치는 것도 보기 싫었다. 드라마 프로젝트 관련자가 모인 메신저 방에서 모두가 있는 곳에서 갑자기 자료 내놓으라고 하대하면서 다그치는 사람을  힘으로 이기고 싶었다. 그리고 2 차이로 이겨서 너무 기뻤다.


사람들 있는데서 그렇게 나에게 예의없고 무례하게 굴던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실무자에 대한 감사와 존중은 커녕 하대와 무례함으로 무장했던 최종보스는 결국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에 물러나고야 만다. 이런게 Karma일까. 무섭다.



CASE2.

본인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단 한 번도 고생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빌런2


드라마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정말 우열곡절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기자화를 위한 보도자료를 작성할 떄는 이미 정해진 사실, 언론에 나가도 되는 fact 바탕으로 작성한다.


원래 드라마를 만들던 제작사였다면 드라마 홍보는 제작사  홍보팀에서 알아서 끌고 가겠지만, 지금은 Tech 회사에서 드라마 제작을 하는 상황이다 보니, PD, 마케팅, 홍보 모두 처음 겪는 상황에 다들 서로와 함께 일하는 것이 서툴  밖에 없었다. 회사 홍보 총괄인 나도 론칭 3개월  갑작스럽게 드라마 홍보에 투입되다 보니,  또한 드라마 홍보의 생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사하고 , 어떤사람에게 어떤 자료를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 알아갈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쨌든 나는 내가   있는 최선을 다했다. 당장 연예부 기자리스트를 구하기 위해 대행사 선후배님들의 도움으로 연예부 기자리스트를 빠르게 업데이트   있었고, 드라마 보도자료의 구성은 결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자료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미친듯이 스터디를 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달랐다. 캐릭터, 스토리라인, 그리고 시청자가 끌릴만 하게 써야 한다는 점에 상당히 부담이 되었다.


우열곡절끝에  보도자료의 초안이 나왔다.  스스로도 이정도  것에 어디  보충할 것은 없나 싶어  직장 선후배들에게 부끄럽지만 자료를 보여주고 조언을 얻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회사 내부에서 컨펌 과정을 거치던 와중, 드라마를 함께 제작하는  부서,  부서에서 갑자기 하나하나 보도자료를 물어뜯으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논점에서 나간 피드백을 주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부러 그런 피드백을  것이 아니라,  모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피드백을  것이기 때문에 사실 보도자료 작성자 입장에서 너무 홍보성으로 흐르거나, 인칭이 바뀐다든가 하는 피드백은 들어줄 필요가 없어 적당히 쳐냈다.


그렇게 최종본을 만들어 냈는데, 자꾸 최종본이 나온 이후에도 이거저거 추가해달라는 요청이 여기저기서 조금씩 들려왔다. 이것들이 진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종본은 배포 전까지 얼마든지 수정해도 좋다는 주의지만, 해도 너무하는 피드백들, 그리고 이제와서  내용을 뒤집을  있는 크리티컬한 팩트들을 나에게 최종본이 완성된 후에야 주는지 이해할  없었다. 그들은  하필 그런 사실이 최종본이 나오고서야 생각났던걸까.


그래서 너무 화가 다. 내가 무슨 보도자료 고치는 기계도 아니고. 이거저거 나에게 요구하는 그들의 무례함에 너무 화가 났다.  보도자료를 임원이 아는 기자 aka 외부사람에게 컨펌 받은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는데 (, 물론 좋게좋게 생각하자면 그는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 이런 처사를 배풀었다고   있지만, 만약  글을 못썼더라면 기자가 하나하나  고쳐줬을 텐데, 그러면 나는 실무자로서 신뢰감을 잃고 끝없이 가스라이팅 하는,  한권 읽은 임원에게 드라마 홍보 내내 휘둘릴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아찔했다.) 홍보팀장이자 팀원인 나를 하대하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


집에와서 메일을 썼다. 이런식으로 일하지 마시라고.

드라마 홍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회사 홍보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며, 자꾸 생각날 때마다 시도때도없이 피드백 주시면 나는 그걸 다 반영해서 그때 그때 고치는 보도자료 고치는 기계가 아니니 예의를 지켜주시라고.


이후 아차 싶었는지,  다음날 나에게 먼저 임원이 다가와 미안함의 제스쳐를 내비치며 밥을 먹자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1:1 밥을 먹으면서 무슨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고 함부로 윗사람과 밥먹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의 의도를 알았다고만 말씀드리면서 어제의 일을 계기로 앞으로 모두가 조심하자고 언급하며 그렇게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난 그것으로 된줄 알았는데, 그 이후로 나에게 마음이 떠난 것이 티가 나는 빌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 이후 내가 이 드라마를 위해 냈던 수많은 퍼포먼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SEO를 위해 제로예산에서 기자굿즈로 진행했던 '미스터LEE' 리뷰단까지. 선제적으로 한 나의 퍼포먼스에 한 번이라도 고생했다는 말을 나는 들은적이 없었다.


황당하고 섭섭한 도중,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일들을 싸그리 무시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단체 팀방에서 떠들어대는 빌런임원을 보고 나는 마침내 폭발하고야 만다. 겉으로는 과중한 업무와 드라마 론칭 잘해보려고 스스로 만든 프로젝트에 치여 번아웃이 온거라 말하지만, 고백한다. 그때 당신이 공과 사를 구분 못해서 나의 퍼포먼스를 무시하고, 단 한 번도 나에게 와서 드라마 홍보하느라 고생한다고 말하지 않은 탓에 번아웃이 왔다고. 당신만 상처받은 거 아니라, 나도 번아웃으로 스스로에게 상처받고 덕분에 아주 제대로 회복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담. 그와중에 그야말로 '출현한'(ㅋㅋ)

앞뒤 구분못하고 감정이 널뛰는 빌런3

(feat. 아니, 잘못은 니가 해놓고 왜 나한테 ㅈㄹ이세요?)


여담으로 소개하자면, 드라마 홍보와 상관없이, 그냥 갑자기 출현한 빌런도 있다.

그야말로 출현해다가 사라졌다.


보통 우리 부서에서 타부서에 일을 시킬 때, 또는 타부서에서 우리 부서에 일을 요청할 때에는 팀장 또는 팀의 리더에게 해당 일을 설명한 후, 팀 리더를 통해 일이 배분되게 하거나 팀 리더에게 양해를 구한 후 직접 팀장을 포함한 팀원들을 소집해서 일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고 예의다.


이런 간단한걸 모르는 약 10년차의 타부서 총무팀 A는 디자인팀 팀장에게 일말의 언급도 없이 양해를 구하지 않고, 모두가 업무를 공유하는 업무툴에 다짜고짜 디자인팀의 팀원들을 태그 건 뒤, 총무팀을 위해 어떤 일을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시니어 디자이너 B는 이런 황당한 상황에 일단 A를 이해하기 위해 A에게 묻는다. "혹시 저희 디자이너팀의 팀자이 C님에게도 공유가 된 상황인가요? 제 생각에는 저희 팀 C팀장님께 먼저 말씀해주셔야 저희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갑자기 공유 업무툴에 댓글이 감정적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누구나 업무를 할당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B는 더이상 오해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A의 자리로 가서 조심스럽게 잠시 시간되냐고 묻는다. "아뇨.저 지금 통화하려는거 안보이세요? 안됩니다."라며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나에게 친절하게 대하던 A의 태도가 나의 한마디로 인해 싹 바뀜을 보고 놀란다.

 

그리고 B는 현 상황을 보고할겸 디자이너 팀장 C에게 묻는다. "방금 총무팀 A님이 이렇게 저희에게 업무를 분배해주셨는데, C팀장님이 업무를 분배해주시거나 팀장님께서 저희한테 이야기 해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이건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만.." 하고 묻자, C팀장은 총무팀 A와 디자인팀 모두를 소집해서 좋게 타이른다.


그 이후 총무팀A는 미친듯이 디자인팀 B의 뒷담을 까고 다녔다고 한다. 멍청하지 않은가? 본인 잘못을 말하면서 뒷담을 까고다니다니. 멍청한ㄴ...


B가 잘못행동한 것이 있다면, 모두가 볼 수 있는 고융 업무툴에서 A가 잘못한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투로 꼬집은 것일 뿐인데, 업무적인 일을 바로 잡기 위해서 조심스러운 제스쳐를 취하고, 게다가 오해가 쌓일까봐 직접 대면으로 시간을 요청했는데 그게 그렇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일인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아준 사람에게 고마워 해야하지 않나 싶다. 일적인 잘못을 개인적으로 지적한것이 아닌데, 왜그렇게 총무팀A는 ㅂㅅ같이 자기를 공격한다고 받아들였을까? 앞으로도 평생 그렇게 공과 사를 구분못하고 개인적이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영원히 그렇게 이직만 하면서 살길 바란다. 제일 싫어하는 온도차 큰 인간. 평생 그렇게 꼭 살길 바랄 뿐이다.^^


------

Writer / KARINA

어쩌다 보니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고, 세상을 다채롭게 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사람입니다.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글로 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려 합니다. 글 속 인물은 모두 허구의 인물이며 어느 사람도 명시하지 않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IT스타트업 홍보총괄이 어쩌다 드라마 홍보를 맡았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