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활 초기.
청소를 아무리 안해도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정말 안치우는 자유를 마음껏 맛보던 시절이였습니다.
(대신 갈수록 방이 지저분해지지요. -ㅅ-)
자취가 시작된 그 순간부터 1년간.
혼자 사는 남자의 자취방 모습을 한번 모아봤습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저역시 자취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이웃에 사는 또래 자취생 (더 정확히 말하자면 또래의 여자사람. 남자말고 -_-)
과 막 그릇도 서로 빌려쓰고 먹을것도 나눠먹는것 이였습니다.
그러다가 막 사랑이 싹트는? 뭐 그런거 =_=?
(당시 프렌즈 전시즌을 한참 보던중이라..-_- 이런 말도안되는 로망을 꿈꾸고 있었던듯.)
그러나 얼마후 현실을 알게 되었죠.
회사근처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하면…
"남자"인 직장 동료들만 놀러오게 된다는 것을.
이사오기전에는 막 시트지 같은것도 붙여보고 인테리어도 꾸며볼까 해서 레몬테라스 같은 카페도 가입했었구요.
퇴근후에는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 가운 같은거 하나 걸친후 (=_=)
음악을 틀어놓고 와인 같은걸 마시는 모습을 상상한적도 있었는데.
( 아니..와인은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냥 왠지… 샤워 가운 입은 상태에서 소주병을 들고 마시는 것보다는 와인이 좋아보여서..=_=)
정작 자취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그런 욕구는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그냥 다 힘들고 귀찮아요 -_- 쉬고싶을뿐...
인테리어는 커녕 설거지나 좀 안 밀렸으면 좋겠더라구요.
(누가 좀 해줬으면 =_=)
부동산 아저씨가 이사오기전에 이 동네에 삼성플라자 다니는 여직원들이 많이 산다고 했었는데.
외진곳이라.. 여자 사람은 커녕 남자사람도 별로 안보였습니다.
여긴 무슨 시골인건지 막 밤9시만 되도 동네 사람들이 다 불끄고 자는 분위기가 -_-;
동네가.. 공기는 좋은데.. 너무 조용해요..
아무튼 그렇게 얼마가 지나고.....
제 방은 이런 모습이 됩니다.
또 몇 달이 지나..
이렇게 되구요....... -___-;;;;
그렇게 또 세월이 지나니.. 이런 모습으로.......생활하게 됩니다..=___=
뭐... 저렇게 보이긴 해도... 처음 경험해보는 자유(?)는 참 좋았습니다.
안치워도 치우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게 참 행복하더라구요. (=_=;;;;;)
그냥 막 딩굴딩굴.
당시 일이 바쁘던 시기였다라고 변명을 해볼까 했습니다만.
뭐 그런식으로 따지면 세상에 안바쁜 사람이란 없으니까…=_=
문제라면 문제랄까…….
그전에 부모님과 함께 살때에는 제가 이런 사람인지 몰랐는데요.
항상 저 꼴이 되기전에 어머니의 강력한 등짝 스매쉬가 날아왔기에
마냥 안 치우고 살순 없었는데요
혼자 살아보니 알겠더라구요.
나는 안 치우는것에 대해 내성이 굉장히 강한 사람라는 것을.... -_-
자취 생활을 시작하면서.. 깊은곳에 숨어있는 자아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안치우고 살 수 있는 사람이더라구요..
이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2가지.
- 공감함 (저와 같은 부류 -_-)
- 놀람 (혼자 살아본적이 없거나 극히 드문..... 정리하며 사는 부류의 사람들 -_-)
뭐...... 언젠가(-_-)는 저도 조금은 치우고 살게 됩니다만..
자취생활 초기에는 저꼴로 지냈었지요....T_T
다시 보니 참 가관이군요 =_=
치우며 삽시다...^^